
SK텔레콤(SKT)의 해킹 피해로 유심(USIM) 교체 행렬이 전국 대리점에 이어지는 가운데 ‘VVIP만 모신다’며 고가의 유심 판매 글이 올라와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유심은 통신망 내에서 개인을 식별하고 인증하는 데 쓰이는 정보를 저장하는 매체다. 유심 정보가 탈취되면 타인이 이를 토대로 불법 유심칩을 만들어 신원을 도용하거나, 문자메시지(SMS) 데이터를 가로채는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
29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따르면 최근 SKT 유심을 비싸게 파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이를 삭제 처리했다.
판매글 캡처 이미지는 온라인에서 이미 확산 중인데, 게시자는 글에서 “자산이 많은데 당장 유심을 바꿔야 할 분, VVIP 중에서 연락 달라”며 무려 15만원을 내걸었다. 유심칩 하나의 판매가격은 7700원이니 무려 스무 배를 뻥튀기했다.
이 판매자는 “업무처리비용과 프리미엄을 합한 비용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일반인은 연락주셔도 가격협상이나 판매는 불가하다”고 버젓이 적었다. 이 글은 나중에 삭제처리됐다.
당근 관계자는 “전문판매업자 사유로 정책 위반 케이스”라며 “비슷한 사례를 계속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SKT의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28일에만 이용자 3만4000여명이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겨갔다.
이 중 약 60%는 KT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LG유플러스로 갈아탔다. 알뜰폰으로 이동한 이용자까지 합하면 이탈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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