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기온 최대 5도 떨어질 듯
습도 높아 폭염특보는 지속 예상
李 ‘신속재난대응팀’ 구성 지시
10일 서울 낮 기온(오후 4시 기준)이 36.1도까지 치솟는 등 연일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주말까지 현 수준의 더위가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다음 주부턴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수도권 최고기온 기준으로 많게는 5도까지 떨어지는 등 백두대간 서쪽 지역 기온이 다소 내려갈 예정이다. 다만 다량의 수증기 유입에 체감온도는 그만큼 내려가지 않아 전국적으로 폭염특보 수준의 더위는 이어질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토요일인 12일까지 우리나라 상공에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이중으로 덮는 상황이 유지되다가 일요일인 13일 전후로 이들 고기압이 각각 동쪽과 서쪽으로 와해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들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은 가운데 기압계 영향으로 동풍이 불어 백두대간을 넘으면서 데워진 공기가 서쪽에 유입돼 역대급 더위가 이어졌다.

기압계 변화로 다음 주부터는 반대로 서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수도권 등 서쪽 지역 낮 기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기준으로 주말까지 예상 최고기온이 35∼36도를 찍은 이후 다음 주 중반에는 31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서풍을 타고 수증기가 대거 유입되는 탓에 체감온도가 높게 유지돼 폭염특보는 계속될 예정이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 폭염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폭염특보 장기화가 온열질환자 증가세를 부추기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일 기준 누적 온열질환자가 총 1228명인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5배에 해당한다. 전날 낮에도 전남 곡성에선 밭에서 일하던 80대 노인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7월 초입부터 기승을 부리는 폭염에 정부·여당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폭염 피해에 대응해 현장 중심의 신속재난대응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과거와 달리 장마가 일찍 끝났고 폭염이 아주 극심해지고 있다”면서 “117년 만의 가장 심한 무더위라는 얘기도 있던데, 기후변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에 대한 대응도 부족함이 없어야 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약계층의 폭염 피해 대책을 신속하게 집행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각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무더위 쉼터들이 있는데 그게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활용되고 있는지 제대로 체크해 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조기 가동 등 선제적 폭염 대응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15일엔 폭염대책 당정 실무회의도 열린다. 민주당은 야외 근로자 안전과 관련해 산업재해 예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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