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정식 제안 오면 검토”
다자 아닌 일대일 회담 원한 듯
대통령실 “어떤 주제 상관없어”
3박6일간의 미국·일본 순방을 마치고 28일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은 귀국 직후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와의 회동 추진을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28일 서울공항에 도착한 후 우상호 정무수석에게 국민의힘 장 신임 대표를 포함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강 대변인은 통상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의 만남을 일컫는 ‘영수회담’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과거 권위적인 정치문화에서 쓰던 용어”라며 “‘영수회동 추진 지시’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인천에서 열린 당 연찬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정식 제안이 오면 그때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 식사하고 덕담 나누는 건 영수회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와 이 대통령이 함께하는 다자 회동이 아닌 ‘일대일 회담’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형식과 의제가 가장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통령실은 이미 공개적으로 만남을 제안했고 의제도 제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장 대표가 ‘대통령실의 정식 제안을 받지 못했다’고 말한 데 대해 “공식 제안이라면 문서로 보내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강 비서실장은 “정무수석은 대통령실을 대표해 정무적인 활동을 하는 분이고 그분이 대통령 말씀을 이미 전했다”며 “더구나 비공개로 말한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말해서 언론 보도가 나온 것 같고 의제도 말한 것 같다. 의제가 안 맞아서 못 만난다고 하거나 형식이 안 좋아서 못 만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대통령실이 제시한 의제로 ‘정상회담 성과와 후속 대책 논의’ 등을 꼽았다. 이어 “오히려 그 외에 (야당이) ‘이런 것도 논의해보자’ 하는 게 있으면 어떤 것도 상관없다. 야당이 원하는 어떤 주제든 논의할 수 있다”면서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국민이 답답한 부분, 정치가 답답한 부분을 함께 해결해주는 마음으로 장 대표가 대통령실의 성의 있는 제안을 헤아려달라”고 부탁했다.
강 실장은 기자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도 한·미 정상회담 소회를 밝히며 야권의 소통협조를 촉구하는 취지로 말했다. 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도 두 시간이면 오해를 풀고 끈끈해지는데 왜 대한민국은 아직 안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며 “미국 대통령도 두 시간이면 오해를 풀고 서로 간 신뢰를 만들어 나가는데 대한민국은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데도 여러 오해가 있는 형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안보 문제에는 여야가 없다고 정치권 선배들이 수십 년 전부터 말하던 것을 지금 여야가 다시 한 번 되새겨주시길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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