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주애, 부인 리설주도...김씨 일가의 '명품 사랑'
北 19년째 식량난인데...연간 수십억원 사치품 구입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착용한 액세서리들이 고가의 서방 명품으로 밝혀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전날 베이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했을 때 착용한 손목시계는 스위스 명품 IWC 샤프하우젠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으로 추정된다. 현재 IWC 공식 홈페이지에 표시된 이 모델의 판매가는 1만4100달러(약 2000만원)다.
김 위원장은 2023년 9월 러시아 방문 당시를 포함해 최근 몇 년간 다수의 공개석상에서 이 시계를 착용했다. 어린 시절 스위스 유학 경험이 있는 김 위원장은 스위스 시계에 대한 애착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행한 김 부부장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검은색 ‘레이디 디오르’ 핸드백을 들고 행사장을 찾았다. 이 가방의 가격은 7500달러(약 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부장은 2023년 김 위원장과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도 이 가방을 사용했다.
‘백두혈통’의 명품 사랑은 몇 년째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지난 6월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 사진에서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는 프랑스 명품 까르띠에 시계를, 부인 리설주는 이탈리아 명품 구찌 가방을 착용하고 있었다.

김주애는 2년 전 김 위원장과 함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 발사를 참관할 때도 당시 한화 약 247만원에 달했던 디올 코트를 입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해외 사치품을 들여올 수 없다. 하지만 인편을 통해 암암리에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3년 한 통일부 당국자는 탈북자 증언과 정보당국의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이 김정은 일가를 위해 연간 수억∼수십억원 상당의 명품을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19년 연속 식량 지원 필요 국가로 지정될 만큼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자 일가는 밀수를 통해 사치품을 즐기며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NK뉴스는 “김정은 일가의 명품 과시는 북한이 주민들에게 외국의 고가·사치품을 ‘부르주아 문화’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단속하는 것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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