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12%↓… 4년 만에 20만원대
추석 3주 늦어져 과일 값 하락 여파
쌀값의 가파른 상승세에도 이번 추석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쌀을 비롯해 축·수산물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추석이 예년보다 늦게 찾아오면서 햇과일 출하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배추와 사과 등 21대 성수품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18일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추석을 3주가량 앞둔 이달 12일 전통시장에서 조사한 4인 기준 차례상 비용은 29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추석을 3주 앞두고 진행한 조사 결과보다 1.2%(3500원) 낮은 수준이다. 추석 차례상 비용이 20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한국물가협회가 전통시장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도 28만4010원으로 지난해보다 3090원 내려갔다.
차례상 비용이 내려간 데에는 과일값이 예상보다 내려간 영향이 크다. 사과와 배는 폭염과 폭우로 생육이 지연됐지만, 올해 추석이 지난해보다 3주가량 늦은 덕에 출하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선택할 수 있는 품종 자체가 많아진 점도 가격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햅쌀과 가공식품류, 축·수산물류의 가격은 크게 올랐다. 한국물가정보 조사에서 햅쌀 2㎏은 5500원에서 7000원으로 27.3% 뛰었다. 송편 1㎏과 시루떡 3장은 각각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20.0% 올랐고, 조기 3마리는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5.0% 올랐다.
한국물가정보는 대형마트에서 추석 차례상 장보기 비용은 39만1350원으로 지난해보다 0.7%(2810원) 내려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할인을 적용하지 않은 가격이기 때문에 할인 혜택을 받을 경우 가격이 더 내려간다.
정부는 이번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배추와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등의 21대 성수품 17만2000t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평시의 1.6배 수준으로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품목별 공급물량은 농산물 5만t, 축산물 10만8000t, 수산물 1만4000t이다.

전통시장을 비롯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성수품은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도록 900억원을 투입한다. 농·축산물은 다음달 5일까지 최대 40% 할인하고, 수산물은 다음달 12일까지 최대 50%를 할인한다.
전통시장에서 농·축·수산물을 구매한 뒤 영수증을 제출하면 구매 금액의 최대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준다. 그 규모는 지난해 167억원이었는데, 올해는 370억원으로 늘리고 참여하는 시장도 대폭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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