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 단지와 연루된 한국인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최근 이틀 연속으로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시신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 프놈펜 턱틀라 불교 사원에 한국인 시신 4구가 더 있는 것으로 이날 파악됐다. 이 사원은 지난 8월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살해된 한국인 대학생 박모(22)씨의 시신이 2개월 넘게 보관돼 있다가 전날 화장된 곳이다. 사원 내 냉동 안치실에는 시신 100구가 공간을 층층이 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인 시신은 50대 중반 1명, 60대 초중반 3명이며 4명 모두 범죄 연루 정황은 없이 병사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게 외교부 입장이다. 사원 내부 보고서에는 이들이 모두 남성이고, 사인은 ‘심장마비’로 기록된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교민들은 병원 의사에게 돈을 주고 사인을 심장마비로 바꾸는 경우가 흔하다고 전했다.
턱틀라 사원은 캄보디아 수도권 일대에서 화장 시설을 갖춘 몇 안되는 곳이다. 현지에서 사망한 외국인 대부분이 이곳에서 장례를 치른다. 캄보디아인들은 가족이 사망하면 전문업체를 불러 주로 집에서 화장한다.
전날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있는 호텔 객실에서도 50대 한국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이 건 역시 외교부는 범죄 단지와의 관련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와 휴대전화, 여권 등이 발견됐다.

캄보디아에 간 뒤 연락 두절 된 한국인이 신고된 것만 80여건에 달하는 상황에서 한국인의 사망 사실이 잇달아 전해지며 불안은 커지고 있다.
외교부는 "주캄보디아대사관은 사망자 4명과 관련해 국내 연고자 연락 및 장례지원 등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아누크빌에서 발견된 사망자에 대해서도 영사를 현장에 급파해 신속한 조사 요청 등 필요한 조력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날 외교부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취업사기·감금 피해 관련 본부·공관 합동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김진아 2차관 주재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정기홍 재외국민보호·영사 정부대표,박일 캄보디아 내 재외국민보호 정부대표 등이 참석해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에 관해 논의했다.
박일 정부대표는 캄보디아 당국과 본격 협의에 나설 것이며, 지원 받은 인력을 바탕으로 피해 한국인을 상시적으로 적극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면서 캄보디아 내 한국인 피해 예방 및 대응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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