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가 위탁 운영하는 서울아트책보고에서 지난 24일 ‘그림에 빠져 이야기를 찾다: 미로에서 만난 웹툰과 일러스트’ 기획전 개막 행사를 개최했다. 서울 구로구 고척돔구장 내 서울아트책보고는 국내 최초의 아트북 기반 공공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양한 예술 흐름과 책문화를 결합하는 공간이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이야기하는 이미지’의 세계를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웹툰을 스크롤하거나 일러스트레이션 장면을 바라볼 때 경험하는 ‘시간의 정지’와 ‘낯선 세계로의 진입’을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미로형 전시장을 거닐며 작품 사이를 오가면서 단편적인 이미지와 장면을 조합해 스스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또한 중정 광장에는 만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포토존이 마련됐다. 관객은 직접 작품 속 장면에 들어가 말풍선을 작성해 보며, 작품 세계 속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번 행사에는 전시에 참여한 웹툰작가 이종범, 미깡, 일러스트레이터 최종민, 차차 작가가 모두 참여했다. 전시 콘텐츠 구성에 참여한 전혜정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교수는 “인간의 내면을 집요하게 탐구한 이종범, 여성의 일상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미깡, 삶의 서정을 담아낸 최종민, 도시적 에너지를 감각적으로 그려낸 차차, 네 작가의 시선이 미로형 공간에서 교차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든다”라고 평가하며, “연속적 컷으로 서사를 구축하는 웹툰과 응축된 감정을 담은 일러스트레이션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이날 개막 행사에서는 작가들이 직접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작가들은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나 그림 등을 보여주며 이 장면을 선택한 이유와 그 의미를 공유하고 관람객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종범 작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작품이기에 초기와 후기 그림체도 달라졌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넘겨드렸는데 이 장면들을 선택하고 배치해주셔서 제작한 작가조차도 새롭게 볼 기회가 된 것 같다”며 전시 소감을 밝혔다.
미깡 작가의 공간에는 작은 A4용지에 그려진 그림도 전시됐다. “처음 웹툰을 그리기 시작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그냥 A4용지에 펜으로 그림을 그렸었다. 뒤가 비칠 정도로 얇은 종이를 쓰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니 누렇게 바래기도 했지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초기의 그림들을 많은 분과 함께 볼 기회가 되어서 기쁘다”며 지나치지 말고 봐주기를 당부했다.
최종민 작가의 공간으로 들어서자 작가 특유의 자연이 느껴지는 새로운 분위기가 펼쳐졌다. 여행을 좋아해 여행지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그림이 많다는 최종범 작가는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선유도 공원’을 꼽았다. “주로 일상의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한 순간, 따뜻한 기억이 되는 그림을 많이 그렸었는데 점점 다양한 감정이 담긴 그림도 그리게 되었다. 전시되어있는 다양한 그림 속 표정과 감정들을 함께 공유하고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차 작가는 전시한 거대소녀 시리즈를 소개하며 “거대한 사이즈에서 오는 압도감이 가장 큰 쾌감으로 다가온다. 커다란 사이즈로 전시되어 다이나믹한 구도가 더욱 압도적으로 느낄 수 있기에 관람하는 분들에게도 더욱 잘 전달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마친 후 차차 작가는 현장에서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작가가 즉석에서 그려 약 2시간 정도 만에 완성된 작품은 현재 갤러리 내에서 전시하고 있다. 스타일이 전혀 다른 4명의 작가가 보여주는 이미지와 텍스트는 미로와도 같은 공간 구성 안에서 서로 연결되거나 겹쳐질 수도 있고, 분리되어 제각기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어 새로운 시도의 기획전시로 여겨진다.
안현신 서울아트책보고 총괄본부장은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매체, 서로 다른 장르의 대중예술이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를 건네는 방식을 다양하게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웹이나 인쇄된 책, 혹은 다른 매체를 통해 접한 이미지와 텍스트가 전시장 안에서 새로운 형식으로 펼쳐지기에 관람객은 작가가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보여주는 이미지의 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시도와 탐색의 과정을 전시장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트책보고는 웹툰 이종범 작가의 북토크(11월 8일), 미깡 작가의 신간 ‘술꾼도시여자의 주류생활’ 북토크(11월 29일)를 개최한다. 특히 미깡 작가의 북토크에서는 ‘술꾼도시처녀들’의 원화를 관객에게 특별히 증정할 예정이다. 또한 최종민 작가의 컬러링북 출간을 기념해 팬들과 함께 작품을 색칠하며 작가의 작품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체험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는 내년 1월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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