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깜짝 제안에 두 회장 호응
경주서 최태원 포함 재회동 예정
“韓에 AI·로보틱스 굿뉴스 있어”
엔비디아, 韓 새 전략거점 희망
국내 기업은 GPU 안정적 확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가졌다. 황 CEO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번 만남은 한·미 주요 기업의 첨단 산업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비즈니스 회동’으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정 회장과 황 CEO는 이날 오후 서울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만났다. 황 CEO는 트레이드마크인 검정 가죽자켓을, 이·정 회장은 편안한 복장이었다. 출장길마다 현지 식문화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황 CEO가 “한국의 치맥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 회동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엔비디아 측이 장소를 고른 만큼 재계에선 “치킨집 이름의 의미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깐부는 친한 친구, 동료 등을 뜻하는 한국어 은어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대사로 유명해졌다. 이날 테이블에 나온 메뉴는 치즈볼과 치즈스틱, 순살과 뼈 치킨 한 마리씩이었다. 이른바 ‘테슬라’로 불리는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도 반주로 나왔다.
 
 
            황 CEO는 딸 매디슨 황이 준비한 일본 술 하쿠슈 2병과 엔디비아의 개인용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 신제품을 이·정 회장에게 전달했다.
이번 만남은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반도체·모빌리티 기업이 공개적으로 따로 회동하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공개 행사로 진행하는 만큼 사업적으로 긴밀한 논의를 위한 자리보다는 세 기업의 협력 의지를 드러내는 보여주기식 성격이 짙어서다. 이날 치킨집 앞은 세 사람을 보려는 200여명의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관할서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치킨집 외부에 질서유지선을 치기도 했다.
황 CEO는 치맥 회동 후 서울 코엑스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지포스’의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에 앞서 가진 기자·시민들과 질의응답에서 그는 31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에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신규 계약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발표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아주 좋은 소식을 갖고 있고, 힌트를 드리자면 그 소식은 AI, 그리고 로보틱스와 관련된 것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황 CEO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CEO 서밋 특별 세션 무대에 오르기 전에 공식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된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6세대 HBM4 품질 검증도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엔비디아와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등 AI 기반 기술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아울러 SK그룹도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공급 중인 AI향 메모리 물량을 확대하고, AI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분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황 CEO는 경주에서 이·정 회장을 또다시 만나는 데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친구이자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던 LG, 네이버 등과도 신규 협력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 기업과의 협력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중국 시장 진출이 막힌 엔비디아에게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고, 국내 기업들도 엔비디아의 그래픽저장장치(GPU)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윈윈’ 관계인 셈이다. 황 CEO는 방한 기간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을 만나 한국의 ‘소버린 AI’ 구축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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