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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대북제재에 “악의적 본성이 또 드러나”… ‘강대강’ 대결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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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6 16:47:20 수정 : 2025-11-06 16:47:19
장민주 기자 chapt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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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최근 대북 제재를 잇달아 내놓자 북한은 “우리를 끝까지 적대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상 상응하게 상대해 줄 것”이라고 반발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을 계기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강하게 희망해 말들어졌던 대화 분위기가 사라지는 형국이다. 북·미 간 ‘강대강’ 대결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AP연합뉴스

◆정면 대결 의지 보인 北

 

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은철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은 ‘우리 국가에 끝까지 적대적이려는 미국의 속내를 다시금 확인한데 맞게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한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미국의 악의적 본성이 또다시 여과없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김 부상은 “인내력을 가지고 상응하게 상대하겠다”며 미국이 제재를 멈추지 않으면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정면 대결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담화는 3, 4일 잇달아 발표한 미국의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3일 북한산 석탄·철광석의 대중국 수출에 관여한 제3국 선박 7척에 대해 유엔 제재 대상 지정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4일에는 북한 정권의 사이버 범죄 수익 자금 세탁에 관여한 북한 국적자 8명과 북한 소재 기관 2곳을 제재 대상으로 새로 정했다. 

 

이로써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나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은 더 낮아졌고, 추가 제재를 할 경우 군사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과 미국 간 강대강 대결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2019년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오른쪽)이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협상압박 VS 제재 해제 

 

미국 정부의 연이은 제재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압박 전술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미국이 제재를 강화하면서도 제재 해제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북·미대화의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라며 “내년 북·미대화를 가시화하기 위해 ‘강온 전략’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제재를 거두지 않으면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팩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의 만남 의사를 여러 차례 보였지만 북한이 반응하지 않으면서 결국 북·미대화가 불발됐다. 중국과 러시아라는 ‘뒷배’를 탄탄히 한 북한이 조급하게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왔는데, 이번 담화도 이런 태도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규탄’ ‘강탈’ 용어 빼며 수위 조절…북·미 대화 여지 있어

 

그러나 이번 담화로 북·미 관계가 완전히 틀어졌다고 보긴 어렵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수위 조절을 한 대목이 재차 확인되기 때문이다. 담화에는 북한 특유의 자극적인 용어가 없다. ‘규탄’, ‘배격’, ‘강탈’ 등 미국을 자극할 만한 단어는 빠졌다. ‘트럼프 행정부’라고 표현하지 않고 ‘현 미 행정부’라고 포괄적으로 부른 것도 마찬가지다.

 

김여정 부부장이 아닌 김은철 미국 담당 부상 명의로 담화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 석좌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제재를 짚고 넘어가되, 최고지도자간 개인적 친분과 향후 북미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양국간의 상황 악화를 원치않는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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