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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망명·아프간 비자 ‘올스톱’… ‘더 독해진’ 반이민 정책

입력 : 2025-11-30 17:50:00 수정 : 2025-11-30 21:31:25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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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려국가’ 19곳 이민자 유입 차단

아프간·이란 등… 군인 피격 영향
‘제3세계서 이주 중단’ 후속 조치

아프간 전쟁 협력자들 포함
합법 거주자도 추방 가능성
“美 자산 아니면 다 내보낼 것”
불법체류자 소득세 환급 중단

군 피격 계기 ‘마가’ 결집 노려
"트럼프, 레임덕 위기 타개책”

추수감사절 전날 미국 수도인 워싱턴 한복판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가 주방위군 2명을 총격해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진 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초강경 이민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3세계로부터의 이주를 영구히 중단하겠다고 밝힌 뒤 미 당국은 ‘우려국가’ 19개국으로부터의 이민을 실질적으로 막는 조치를 내놨다. 강경 이민정책이 전체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USCIS) 소속 조지프 에틀로 국장은 2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모든 외국인이 최대한의 심사와 검증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모든 망명 결정을 중단했다”며 “미국 국민의 안전이 언제나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피난민 사진 들어 보인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러라고 별장에서 아프가니스탄 피난민들이 미군 수송기 바닥에 가득 앉아있는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프가니스탄인이 벌인 워싱턴 백악관 인근 총격 사건 이후 초강경 이민 정책 추진에 나섰다. 다만 해당 사진은 2021년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당시 카타르로 수송되는 아프간 피난민들을 찍은 사진이다. 마러라고=AP연합뉴스

USCIS는 또 이번 총격 사건의 용의자의 출신국인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이민 신청자들에 대해 심사를 무기한 중단했으며, 미 국무부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자들의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국을 도운 ‘협력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도 중단했다. 26일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주방위군 2명을 총격한 아프가니스탄 국적 남성 라마눌라 라칸왈(29)은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이뤄진 2021년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1월 이후인 지난 4월 망명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SNS 트루스소셜에 “모든 제3세계 국가로부터의 이주를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국가가 지난 6월 대통령 포고문을 통해 이미 알린 19개 입국 금지 혹은 제한 대상국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입국 금지 대상국으로 이란·예멘·아프가니스탄·미얀마 등 12개국을 지목했다. 부분 제한국으로는 브룬디·쿠바·베네수엘라 등 7개국을 꼽았다. 이 19개국 국민의 경우 미 입국이 불허되며 이미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더라도 재분류를 거쳐 추방될 가능성이 있다. 미 행정부는 우려 국가 출신 외국인의 영주권에 대해서도 전면 재조사에도 착수했다.

 

지난 27일 전날 주방위군이 아프가니스탄 이민자에게 총을 맞은 워싱턴 DC 현장에 성조기와 꽃이 놓여있다. UPI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 혜택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트루스소셜 글에서 “그린카드(영주권)를 가진 이민자가 3만달러(약 4400만원)를 벌면 그들의 가족을 위해 연간 대략 5만달러를 받는다”며 “실제 이민자 인구는 훨씬 많다. 이 난민 부담은 미국의 사회적 기능 장애의 주요 원인이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기능 장애의 사례로 실패한 학교, 높은 범죄율, 도시 쇠락, 병원 과밀, 주택 부족, 대규모 적자 등을 들었다. 또 “미국의 자산이 아니거나 우리나라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모두 내보낼 것”이라며 “역(逆)이주만이 이 상황을 완전히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불법체류자와 자격 미달 외국인에 대해 각종 소득세 환급 혜택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연방 혜택을 중단하고, 이들 혜택을 미국 시민을 위해 보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재무부는 근로 소득 세액공제, 추가 자녀 세액공제, 미국 기회 세액공제, 저축자 매치 공제 등 특정 개인 소득세 혜택의 환급되는 부분들이 더는 불법체류자와 다른 자격 미달 외국인에게 제공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하는 규정안을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게시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옳다. 당신이 불법체류자라면 우리 금융시스템에 당신을 위한 자리는 없다”며 “불법체류자가 그들의 불법 취득 자금을 이체하려고 우리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것은 악용이며, 이는 끝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총격 사건을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는 것은 지지층을 결집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지방선거 참패, 엡스타인 파일 공개 결정, 관세로 인한 물가 인상, 지지율 하락을 겪으며 ‘조기 레임덕’이 온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사건 뒤 트럼프 대통령은 ‘우려국가’ 19개국 중 소말리아를 콕 집어 “수십만명의 소말리아 난민들이 한때 번영했던 미네소타주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민주당을 겨냥한 공격으로 보인다. 소말리아 이민자들은 미네소타주에 공동체를 이루고 살고 있는데, 미네소타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데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팀 월즈 주지사가 이끄는 주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잘못으로 이민자들을 불러들여 미네소타가 위험해졌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수백만명에 대해 이뤄진 입국 승인을 종료하겠다고 말해 민주당과 대립이 예상된다. 그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자동 서명’으로 입국이 승인된 이들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자동 서명기 사용으로 승인된 정책이 직접 서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효라는 주장을 해왔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19개국뿐 아니라 전체 이민자에 대해서도 고삐를 죌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하고, 합법적 체류 자격을 가진 사람들의 영주권이나 비자에 대해서도 재심사를 통해 추방 대상자를 늘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도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들이 단독·구금된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다만, 미 당국은 최근 한국인에 대한 사업 목적의 비자 발급 역량을 강화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무부가 한국인에 대한 신속한 비자 발급 처리를 위해 주한 미국대사관 역량을 강화해 평상시보다 5000여건의 인터뷰를 더 진행할 수 있도록 지난달 조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인의 일자리 잠식을 우려하는 마가(MAGA·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의 반발에도 미 제조업 부흥을 위해선 외국인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공장 단속에 대해서도 그는 “난 바보같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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