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은 협력 분야 많아” 강조
李 “韓·日, 과거 직시하되 미래로 가야… 北·日 관계개선 지지”
NHK 인터뷰서 韓·日 협력 강조
후쿠시마 수산물 금지 해제 관련
“한국 국민 신뢰문제 해결이 우선
CPTPP 가입 땐 중요 의제될 것”
다카이치 총리, SNS에 글 올려
“셔틀외교로 미래지향 관계 추진”
中·日 갈등 속 李 실용외교 촉각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일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불거진 중·일 갈등과 관련해 “우리가 깊이 관여하거나 개입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간 대화를 통해 원만히 잘 해결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두고선 “(양국이) 경쟁하면서도 협력할 분야가 워낙 많기 때문에 함께 할 공통점들이 무엇이 있는지를 좀 더 많이 찾아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13일 한·일 정상회담을 위한 방일에 나서는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에서 한·일 협력 강화와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은 가치와 지향을 함께한다는 측면이 정말 중요하고, 서로 부족한 점들은 보완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의 초청으로 13일부터 14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13일 오전 일본에 도착한 후 오후부터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 및 공동언론발표, 정상 간 환담 등의 일정을 함께한다. 회담 후 저녁에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 주재 만찬에 참석한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의욕을 내비친 것을 두고 이 대통령은 “일본과 북한의 관계가 대화하고, 소통하고, 필요하면 수교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게 좋다”며 “그게 가능하도록 한국은 상황을 조성하는 역할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동북아 평화·안정 측면에서, 물리적·역사적으로 가까운 이웃이기에 원만한 관계로 회복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며 납북자 문제 해결 등을 통한 북·일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를 두고선 이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언급했다고 NHK는 설명했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결성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앞서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9일 브리핑에서 “CPTPP 가입은 이전 한·일 회담에서도 얘기가 나온 바 있고, 우리도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번에 더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일본 후쿠시마 등 원전 주변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한 질의에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한국 국민의 정서와 신뢰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어렵겠지만 CPTPP 가입에 대한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그것도 중요한 의제”라고 언급했다.
이번 방일에서 이 대통령은 한·일 간의 미래 분야 협력 강화는 물론 과거사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과거를 직시는 하되,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면서 서로 손잡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한·일 간 협력과 관련해 위 실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서는 지식재산의 보호, 인공지능(AI) 등 미래 분야를 포함해 스캠 등 초국가범죄 대응, 사회 문제, 인적 교류 등 양국 간 민생에 직결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이 폭넓게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 실장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협력 강화’도 이번 한·일 정상회담의 기대 성과로 꼽았다.
심화하고 있는 중·일 갈등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일본으로의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등 중·일 관계가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표방해 온 이 대통령이 양국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며 실리를 얻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대통령은 “(방중 기간) 대한민국에게 있어 중국만큼 일본과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직접 말했다”며 “각국은 국가 고유의 핵심 이익, 자체의 존립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평화, 안정 측면에선 중·일 간 대립과 대결이 바람직하진 않기 때문에 양국 간 대화를 통해 원만히 잘 해소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4∼7일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 한다며 한국이 중국의 편에 설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 일본 언론 등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자기편으로 당기려 하고 있다’는 예민한 반응이 이어졌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에 자신들의 편을 들라는 우회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어떻게 대처하며 국익을 지킬지가 이번 방일의 주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를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혹시 기회가 되면 다음에 안동으로 한번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나라로 이동해 본격적인 회담 준비에 돌입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고향인 나라를 찾은 것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처음이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셔틀 외교를 착실히 실시해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를 추진하고자 한다”며 “13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도(古都) 나라에서 오랜 세월에 걸친 우리나라(일본)와 한반도의 문화적 교류를 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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