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와 SNS를 뜨겁게 달군 박세리와 김승수의 ‘비공개 결혼설’은 870만 명을 홀린 정교한 조작극이었다. 단순히 떠도는 소문을 넘어 구체적인 날짜와 식장까지 언급된 이 콘텐츠의 정체는 SBS 뉴스 화면을 교묘히 도용하고 AI로 당사자들의 음성까지 합성한 이른바 ‘AI 슬롭(AI Slop·저품질 AI 콘텐츠)’이었다.
당사자인 박세리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AI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하지만 결혼설은 비열한 기술이 만들어낸 가짜일지언정, 두 사람이 각자의 분야에서 20년 넘게 일궈낸 재력과 성취만큼은 그 어떤 뉴스보다 확실한 ‘진짜’였다. 20년 우정을 조회수 장사의 ‘장난감’으로 전락시킨 가짜 뉴스 뒤에 가려진, 두 사람의 진짜 가치를 짚어봤다.
■ “아기야 밥 먹었어?”…870만 뷰 ‘먹잇감’이 된 20년 우정
두 사람은 연예계와 스포츠계를 넘나드는 오랜 절친이다. 최근 한 방송에서 김승수가 6살 연하인 박세리에게 “아기야, 밥 먹었어?”라며 다정한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화제가 되자, 가짜 뉴스 유포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김승수 모친이 박세리와의 결혼을 반대한다”는 식의 자극적인 서사는 무려 87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대중을 기만했다. 서로의 반려견 이름까지 외울 정도로 허물없는 20년 우정의 깊이가, 역설적으로 유포자들에게는 완벽한 먹잇감이 된 격이다.
■ ‘리치 언니’ 박세리, 상금만 140억… 대한민국 스포츠의 자부심
박세리는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맨발 투혼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던 그는 실력만큼이나 압도적인 자산 규모로도 유명하다.
커리어의 정점: LPGA 통산 25승, 한국인 최초 명예의 전당 입성.
자산 클래스: 선수 시절 순수 상금으로만 약 140억원($12,500,000) 이상을 벌어들였다. 광고 수익과 부동산 자산을 합치면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기록한 ‘140억’의 상금은 단순한 부의 축적이 아니다. IMF 시절 국민의 눈물을 닦아준 ‘국가적 위로’의 총합이다. 현재 그는 ‘박세리 희망재단’을 통해 골프 꿈나무 육성에 사재를 출연하며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 ‘반듯한 리치’ 김승수, 27년 성실함이 쌓은 품격
배우 김승수 역시 27년간 단 한 번의 구설수 없이 주연급 자리를 지켜온 ‘성실함의 아이콘’이다.
최근 그는 KBS 새 주말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루머에 대해 “평생 유부남 오해를 벗으려 노력해 이제야 싱글임이 알려졌는데, 이제는 AI가 억지로 결혼까지 시켰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의 재산은 화려한 상금 액수보다, 27년간 쉼 없이 활동하며 쌓아온 커리어의 신뢰도에서 기인한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한 기부 활동은 그가 쌓아온 부의 품격을 증명한다.
■ 왜 대중은 이들의 ‘결혼’에 열광하는가
대중이 이 루머에 쉽게 혹하는 이유는 각자의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두 독립적인 남녀의 결합이 주는 ‘대리 만족’ 때문이다. “박세리 정도면 김승수 같은 남자가 어울린다”는 대중의 선한 바람이, AI 기술을 악용한 가짜 뉴스라는 독버섯을 키운 토양이 됐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성공한 싱글의 완성은 결국 결혼’이라는 구시대적인 프레임에 갇혀, 두 사람이 각자의 삶에서 일궈낸 독립적인 성취와 당당한 홀로서기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직접 뿌리겠다”는 단호함, 품격 있는 대처와 법적 응징
박세리는 “남자친구가 생기면 내가 직접 뉴스에 뿌리겠다”며 특유의 호탕한 화법으로 루머를 단숨에 일축했다. 김승수 역시 공식 석상에서 가짜 뉴스의 폐해를 언급하며 대인배적인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여유로운 대처와는 별개로 사안의 본질은 가볍지 않다. 박세리 측은 선처 없는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이는 개인의 명예훼손을 넘어 고도화된 기술을 악용한 범죄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결국 이번 사건은 조회수를 위해 타인의 인생을 난도질하는 가짜 뉴스 생태계에 큰 경종을 울렸다. 우리가 리스펙트해야 할 것은 ‘가공된 결혼’이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정상에 오른 그들이 20년간 지켜온 ‘변치 않는 우정과 선한 영향력’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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