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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안팎서 쿠팡 엄호 기류… 통상마찰 비화 우려에 정부 ‘촉각’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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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김건호·박유빈 기자,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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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美하원 청문회 주목

전방위 로비로 쿠팡=美기업 인식
언론 “트럼프정부·의회 전폭 지원”
청문회서 ‘韓 차별 대우’ 증언 예고
일각 “비공개… 의견청취 과정일 뿐”

관세와 분리대응 정부 원칙 ‘흔들’
여한구, 방한 USTR 부대표 만나
쿠팡 제재 등 ‘비관세 장벽’ 논의
野 “정부 대응 美 자극 우려” 질타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개인정보 유출의 진상, 규모 등을 정확히 따져 책임을 추궁하면 될 일인데 미국 정부가 이 사태를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 쿠팡’에 대한 부당한 공격으로 여긴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통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커지면서 정부의 움직임도 한층 긴박해지는 상황이다.

 

현재 가장 주목되는 미국 내 움직임은 23일 열리는 연방하원 쿠팡청문회다. 연방하원 법사위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한국 정부 기관이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고, 미국 시민에 대한 형사 처벌 위협까지 제기하고 있다”며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를 소환했다.

 

한·미관계 적신호 켜지나 허술한 보안관리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지고 사후 대응도 부실해 쿠팡에 대한 한국 내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미국 정부와 의회 일각에서 미국 기업인 쿠팡 엄호 움직임이 일면서 쿠팡 사태가 한·미 간 통상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한국 법인 건물. 뉴시스
한·미관계 적신호 켜지나 허술한 보안관리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지고 사후 대응도 부실해 쿠팡에 대한 한국 내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미국 정부와 의회 일각에서 미국 기업인 쿠팡 엄호 움직임이 일면서 쿠팡 사태가 한·미 간 통상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한국 법인 건물. 뉴시스

청문회 말고도 쿠팡 사태를 자국 기업에 대한 공격으로 보는 시각은 뚜렷하다. 지난달 연방하원 세입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에이드리언 스미스 위원장(공화·네브래스카) 등은 “쿠팡 같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한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미국 내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정치권에서는 ‘미국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분위기가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율을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힌 것의 요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인상 방침 발표 사흘 전 J D 밴스 부통령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조사에 대해 “일각의 우려가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쿠팡 사태가 미국의 관세율 인상 방침과 무관하며, 통상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밴스 부통령이 제기한 것을 쿠팡 측 로비의 산물이라고 말하기는 그렇다”며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잘 헤아려서 우리의 대처 중 명확히 할 것은 명확히 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는 지금까지 관세 이슈와 쿠팡 개인정보 유출사건 등 비관세 장벽을 분리했지만 최근 두 사안이 협상 패키지처럼 얽히면서 비관세 장벽 해결에도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미국 측에 ‘역지사지’ 논리를 전달했다. 그는 지난 9일 “미국 측에 ‘미국 성인 인구의 80%에 해당하는 개인정보가 해외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면 미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했겠느냐’고 설명했고, 한국 정부의 조치가 정당한 규제였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11일 방한 중인 릭 스와이처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만나 비관세 장벽 문제를 놓고 협의를 이어갔다.

 

다만 정부는 원칙적으로 이번 관세율 재인상 사태와 쿠팡을 포함한 비관세 장벽 문제를 분리 대응하고, 표면적인 관세 압박의 주된 원인은 대미 투자 지원법안 통과 지연에 있는 만큼 법안 처리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측이 관세와 비관세 양쪽으로 압박을 시작하며 해법이 복잡해지긴 했지만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급선무라는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쿠팡 사태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정치권의 공방도 치열하다. 이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정부의 강경한 대응이 미국을 자극해 통상 마찰로 번질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미국 하원 법사위가 자국 기업인 쿠팡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을 문제 삼은 점을 언급하며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향해 “관세 재인상과 (쿠팡 사태 대응이) 관련이 없느냐”고 따졌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한 정부의 대응이 적절했다고 반박했다. 황정아 의원은 “대한민국 정부로서는 당연히 조사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고 우리나라 기업이었어도 동일한 처분과 동등한 조사가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쿠팡 사태가 한·미 간 통상마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갈등의 요인이 될 수는 있는 만큼 정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미국 의회 청문회는 사실 확인 성격이 강해 청문회 개최가 갈등 확산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있었다는 핵심적 사실관계를 명확한 근거와 증거로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예정된 청문회가 비공개 의견 청취의 과정인 만큼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가시적 성과”에 초점을 둔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에게) 한국은 매우 중요한 전략적 대상국이라 쿠팡 사태 하나로 양국 관계를 엇갈리게 만드는 것은 미국으로서도 감당하기 어렵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 인상의 빌미로 삼은)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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