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동네가 파면 전부 다 더러워”
쇄신·유인책 마련 등 지시 내려
담합 신고자엔 “팔자 고칠 포상금”
촉법소년 연령 하향 “두 달 뒤 결론”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국무회의에서 임대료 대신 관리비를 올리는 ‘꼼수 행위’를 두고 “범죄 행위에 가깝다”며 관련 부처에 시정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뿐 아니라 담합, 하천·계곡 정비, 선거 등 여러 분야에서 고강도 개혁 의지를 천명하며 강력한 제재 조치들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요새 소위 집합건물이나 상가에서 임대료 (상향) 제한이 있다 보니 (대신) 관리비를 올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며 임대료 전가 관행을 ‘부조리’로 지목했다. 이어 “수수료를 붙여 바가지를 씌우거나, 수도요금이 100만원밖에 안 나왔는데 10명에게 20만원씩 받아서 100만원은 자기가 갖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며 “심지어 관리비 내역을 안 보여주고 숨긴다는데 기망, 사기, 횡령일 수 있다”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참석한 장차관 등에게 “또 대통령이 저렇게 사소한 것 가지고 이야기한다고 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 일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전국적으로 수백만명이 될 수 있다”며 “이런 부조리를 찾아내 정리해 달라. 필요하면 제도개혁도 해달라”고 지시했다.
◆李 “팔자 고칠 정도로 포상금 주라”
이 대통령은 이날 “온 동네가 파면 전부 다 더럽다”며 사회 전반의 부조리를 바꿀 쇄신책과 유인책을 지시했다. “암적 존재”로 규정한 기업들의 가격 담합은 자진 신고자에게 주는 포상금을 대폭 확대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담합 행위를) 신고하면 인생, 팔자를 고칠 정도로 포상금을 주라”면서 “로또 하느니 담합 뒤지자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수백억원을 줘도 괜찮다”고 말했다.
하천·계곡 내 불법 점유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에 과징금 강화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위반면적에 위반한 연수까지 곱하는 방식으로 과징금이 (불법 운영으로 낸) 수익 이상으로 발생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행안부가 전국 하천·계곡 내 불법 점용 시설 건수가 835건에 이른다고 보고하자 “그것밖에 안 될 리가 없다”며 “지방자치단체에 한 번 더 기회를 줘서 재조사하고, 이후에 전국적으로 감찰해서 누락 사례가 발견되면 담당 공무원과 지자체를 직무유기로 처벌하라”는 초강수도 뒀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공연·스포츠 경기 입장권을 구매가보다 비싸게 파는 ‘암표’ 행위에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부당이익 몰수·추징을 가능하게 하는 공연법 및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경찰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마약 검사를 실시하고 신규 채용 시험에도 마약류 검사를 포함하는 내용의 경찰공무원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대통령 관저와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등의 공관 인근 옥외 집회·시위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의결돼 공포 즉시 시행된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두 달 뒤 결론
이 대통령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과 관련해 “두 달 후에 결론을 내자”고 결정했다. 현재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촉법소년 연령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이다. 이 대통령은 법무부로부터 연령 기준을 만 13세 미만으로 하향하는 방안을 보고받고 “결단의 문제”라며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한 살은 낮춰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성평등가족부 주관으로 연령 하한에 대한 국민 공론화 과정을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숙의토론도 거치고, 국민 여론도 (들어)보고 과학적인 논쟁을 거쳐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공무원들의 ‘적극 행정’을 주문하며 국무위원들을 향해 “책임은 내가 진다는 걸 분명하게 보여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에게는 문책의 두려움이 업무에 제한을 두게 한다”며 “(장관이) 지시사항으로 내려주거나, 여러 기안을 만들어 오게 해 최종 책임자가 고르는 방식으로 실무자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고 맘을 편하게 만들어줘서 공직자들의 적극·책임 행정을 유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는 산업통상부로부터 희토류 공급망 안정화 대책을 보고받았다. 또 검경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흑색 선전·관권선거·금권선거 등 3대 선거 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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