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투자 유치한 새 수익 모델
‘청년 어부’ 가리비 납품 대표적
어촌 체험 ‘알바투어’ 등 추진도
“AI 접목한 스마트 수산업 기회
지역소멸 위기 극복 온힘 쏟을것”
한국은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이 세계 1위 수준으로, 주식인 쌀보다 많이 먹는다. 해조류 양식생산은 세계 3위이고, 연간 수산물 생산량은 12위인 ‘수산강국’이다. 김을 중심으로 K시푸드 수출액은 지난해 33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정작 수산물 생산·소비의 기반이 되는 어촌의 현실은 수산강국이라는 이름과 거리가 멀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어가 인구는 2000년 25만1000명에서 2024년 8만9000명으로 급감했고, 고령화율은 48%로 전국 평균(19.2%) 대비 2배를 웃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2045년 어촌의 81.2%가 소멸 고위험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촌소멸은 수산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져 한국의 경제성장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홍종욱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이 지난 6일 서울 금천구 공단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어촌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코어촌 사업을 먼저 언급한 건 이러한 이유에서다. 코어촌 사업은 어촌 자원을 연계·활용해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어촌은 자생력을 확보하는 공유가치창출 기반의 어촌·기업 상생·협력 모델이다.
그는 어촌소멸의 원인을 일자리와 수익성 부재로 보고 코어촌 사업을 시작했다. 홍 이사장은 “정부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어촌이 가지고 있는 수산물·경관·유휴시설 등의 자원과 민간 자본을 결합한 것”이라며 “기업은 어촌의 자원을 활용해 신뢰할 수 있는 상품·서비스를 만들고, 어업인은 안정적인 판로를 통해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했다.
코어촌 사업 중심에는 어촌의 미래와 직결된 ‘청년’이 있다. 코어촌 1호 사업도 청년 어업인이 직접 키운 가리비를 전국 편의점 580여개 매장에 판매한 것이다. 홍 이사장은 “수입산에 밀려 판로가 줄어든 청년 어업인이 편의점 유통망을 통해 전국 소비자와 연결되면 청년도 어촌을 삶과 기회의 공간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기뻐했다. 그는 올해 참여기업 다변화, 성공사례 확산, 정책지원 확대라는 방향성을 갖고 코어촌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손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어촌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청년은 어촌에서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알바투어’도 추진했다. 알바투어는 도시 청년이 어촌의 일자리와 생활을 체험하는 모델이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잠시 숨을 고른 홍 이사장은 “수산업도 이제 기술과 만나야 한다”고 운을 뗐다. 홍 이사장은 청년이 머무는 어촌을 만드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로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이 결합한 ‘스마트수산업’을 꼽았다. 그는 “2030년까지 1675억원을 투입해 전통 수산업을 AI 기술이 결합한 첨단 미래형 산업으로 혁신하겠다”며 “기후 위기에도 안정적인 수산물 수급을 유지하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수산업 과제 중 혁신 선도지구 조성, 정부 출자로 AI기업과 어업인, 해수부가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운영 등의 분야를 주도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 활용을 통한 업무 혁신 기반을 마련했다. 홍 이사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시범사업’을 추진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혁신을 이뤄낼 기반 여건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화를 마무리하며 그는 어촌의 미래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홍 이사장은 “어촌어항공단은 이제 단순히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어촌의 미래 모델을 설계하는 기관이 돼야 한다”며 “어촌은 더 이상 변두리가 아니라, 우리나라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첨단 현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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