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화합 없이는 진정한 평화 불가능” 인식
1993년 ‘아벨 유엔’ 제창… 초종교 운동의 정점
세계 곳곳에서 종교적 대립이 정치·민족적 갈등과 결합하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종교가 갈등의 원인이 아닌 평화의 주체로서 감당해야 할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은 종교 간 화합 없이는 진정한 세계 평화도 불가능하다는 신념 아래 지난 수십 년간 초종교 협력 운동의 외연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
가정연합 초종교 운동의 근간은 ‘하나님 아래 인류 한 가족(One Family Under God)’ 사상에 있다. 이는 서로 다른 신앙 전통이 배타적 경쟁 대상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평화를 위해 연대해야 할 동반자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정치나 군사적 접근만으로는 인간 내면의 증오와 문명 간 충돌을 해결하기 어렵기에 종교가 먼저 화해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논리다.
가정연합의 해외 종교화합 운동은 1980년대 미국에서 하나의 전기를 맞이한다. 문선명 총재가 미국에서 탈세 혐의로 기소·수감되었을 당시, 제리 폴웰을 비롯한 현지 종교 지도자들은 이를 ‘종교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종교 탄압에 맞선 보편적 가치 아래 연대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종교계 일각에서는 가정연합을 종교 자유의 관점에서 재평가하려는 논의가 확산됐으며, 이는 해외 종교 지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같은 시기 미국 성직자들과의 대규모 교류 프로그램도 추진됐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진행된 ‘초교파 성직자회의(ICC)’ 세미나는 미국 기독교 성직자들을 한국과 일본에 초청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이었다. 1985년 4월 첫 세미나를 시작으로 총 38차례에 걸쳐 약 7,000명의 미국 목회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한반도 분단 상황과 종교 자유, 세계 평화 문제를 논의하며 양국 종교계 사이의 교류 기반을 넓혔다.
1990년대 들어 가정연합의 종교 화합 활동은 보다 체계적인 국제 협력으로 발전했다. 1991년 열린 ‘제3회 한일 종교인 회의’에서는 ‘한국의 남북통일과 한일 종교인의 역할, 초종파 운동과 아시아 평화’를 주제로 논의가 진행됐다. 이는 종교 협력이 냉전 종식 직후 이념의 벽을 넘어 종교가 공통의 윤리를 모색한 선구적 시도였다. 1993년 열린 ‘한국?CIS 종교인 회의’는 이러한 흐름이 국제 협력 단계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러시아정교회 대주교, 로마 가톨릭 신부, 개신교 목사, 카자흐스탄 이슬람 지도자 등이 참여해 서로 다른 종교 전통의 지도자들이 평화와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특히 이 시기 문선명 총재가 제시한 ‘아벨 유엔(Abel UN)’ 구상은 초종교 운동의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유엔이 국가 이익과 힘의 논리에 매여 있다면, 아벨 유엔은 종교 지도자들이 보편적 양심과 도덕에 바탕을 둔 지도력을 발휘해 세계 평화의 근본적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혁신적인 평화 거버넌스 모델이었다.
2000년대에는 이러한 활동이 조직적인 네트워크로 정착했다. 2000년 5월 출범한 미국성직자협의회(ACLC)는 초교파 협력을 지향하며 DMZ 평화행사 등을 전개했다. 특히 2001년 초종파 축복식에 가톨릭의 엠마누엘 밀링고 대주교가 참석한 사건은 종교 간의 벽을 허무는 행보로 당시 세계 종교계에 큰 주목을 받았다. 2001년 ‘9·11 테러’ 이후에는 중동 평화라는 실질적 과제로 활동 영역이 확대됐다. 2003년 추진된 중동평화회의(MEPI)는 종교 지도자들을 예루살렘에 초청해 이스라엘 국회와 팔레스타인 인사들을 만나게 하며 초종교적 해법을 모색했다. 이어 유대교·기독교·이슬람 지도자들이 함께한 ‘이스라엘 선언’ 발표와 2만 명 규모의 ‘예루살렘 평화대행진’이 개최됐으며,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의장과의 면담이 성사되는 등 종교 화해의 상징적인 사례를 남겼다.
초종교 운동의 외연은 미래 세대로도 확장됐다. 1986년 시작된 종교청년봉사단(RYS)은 세계 40여 개국에서 100회 이상의 봉사활동을 펼치며 청년들이 종교의 틀을 넘어 소통하는 장을 마련했다. 또한 초종교평화스포츠페스티벌(IPSF)은 스포츠를 매개로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는 교육의 산실이 됐다. 이러한 흐름은 2019년 세계 70여 개국 성직자 3만여 명이 집결한 ‘세계성직자협의회(WCLC)’ 창립으로 이어지며 수십 년간 이어진 화합 운동의 총화였다. 이어 2020년대 들어서는 종교 간 화합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세계 초종교 기도회’를 통해 실질적인 영성 화합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 기도회에는 무닙 유난 전 루터교 세계연맹 의장, 카트리나 스웬 IRF 공동의장, 폴라 화이트 목사 등 국제적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종교 공동체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하고 있다.
가정연합은 지난 70년 동안 공생·공영·공의라는 가치 철학을 중심축으로 삼아 다각적인 평화운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종교 간의 진정한 화해 없이는 세계 평화도 요원하다”라는 신념은 사회 공헌 활동의 뿌리가 됐다. 현재 국제 사회는 가정연합이 구축해 온 활동 모델이 미래 100년의 비전과 어떻게 연결될지 주목하고 있다. 종교적 가치와 시민사회의 역량이 결합하여 공동체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으며, 가정연합의 국제적 평화 행보는 문명 충돌의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 인류에게 공존을 위한 하나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결국 지난 70년의 여정은 종교가 세상을 향해 건넨 가장 낮은 자세의 위로이자, 인류 한 가족이라는 원대한 꿈을 향해 멈추지 않고 달려온 평화의 대장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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