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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빈집·폐교에… 아이들 등하굣길도 위험 [심층기획-2026 빈집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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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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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밀집지역 스쿨존 참변 ‘인재’
학령인구 줄어 전국 폐교 4000곳
통학거리 늘고 안전 관리 사각지대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인 2023년 4월 부산 영도구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원통 모양의 1.5t짜리 어망통이 등굣길에 나선 초등학생들을 덮쳤다. 초등학생 3명과 30대 여성 1명이 어망통에 깔렸고 이 중 A(10)양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참변이 발생한 영도구 청학동은 부산의 대표적인 빈집 밀집지역이다. 학령인구가 줄고 빈집이 늘다 보니 등하굣길 안전펜스나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시설투자가 후순위로 밀려났고, 이 같은 행정 ‘사각지대’를 틈타 스쿨존 내 대형 화물 하역 등 불법 작업이 만연한 상황에서 이 같은 인재(人災)가 발생한 것이다.

왼쪽부터 부산 서구 아미동 언덕길에 있는 빈집 벽면이 떨어져 나간 모습, 지붕이 내려앉은 남부민동 빈집과 인근 또 다른 빈집 모습. 오성택 기자
왼쪽부터 부산 서구 아미동 언덕길에 있는 빈집 벽면이 떨어져 나간 모습, 지붕이 내려앉은 남부민동 빈집과 인근 또 다른 빈집 모습. 오성택 기자

16일 교육부와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전국에서 폐교된 초·중·고교는 4008개교에 이른다. 초등학교가 3674개교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학교 264개교, 고등학교 70개교가 문을 닫았다. 지난해 폐교한 49개교 중 88%가 농어촌과 비수도권에 집중됐는데, 대부분 빈집 밀집지역이다. 서울은 단 한 곳도 없는 반면 전남 10곳, 충남 9곳, 전북 8곳, 강원 7곳 등이다. 제2의 도시인 부산도 2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부산의 경우 1989년 이후 올해 1월까지 문 닫은 초·중·고교는 50개교에 달한다. 이 중 초교가 37개교로 가장 많고, 중학교 12개교, 고등학교 1개교 순이다. 지역별로는 도심 외곽인 강서구와 기장군이 각각 16개교와 7개교로 1, 2위를 기록했고, 원도심인 동구가 5개교로 뒤를 이었다. 부산의 번화가인 부산진구와 해운대구도 폐교를 피해가지 못했다. 부산진구와 해운대구는 각각 4개교와 3개교가 문을 닫았다.

폐교가 많은 지역은 서구·동구·영도구와 함께 부산 최다 빈집 밀집지역들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40대 학부모는 “빈집이 늘면서 기존 학교들이 통폐합되거나 문을 닫는 바람에 아이들의 통학거리가 2배 이상 늘어나거나 대로를 가로질러야 하는 경우가 많아 항상 조마조마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부산은 6·25전쟁 당시 전국에서 몰려든 피란민들로 ‘산먼디(산꼭대기)’까지 판잣집들이 빽빽이 들어서면서 인구 450만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1990년대부터 부산을 빠져나가는 인구와 자연감소, 저출생 등으로 급격하게 줄면서 도심 곳곳에서 빈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때 빈집이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됐으나, 그것도 이젠 옛말이다. 부산 서구 한 파출소 직원은 “청소년과 노숙자들이 빈집을 드나들며 각종 범죄를 일삼았던 것은 벌써 옛날얘기”라며 “저출생 등으로 아이들이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빈집을 찾는 청소년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지자체와 경찰, 교육청 등이 빈집 밀집지역 주민과 학생들의 안전 및 생활불편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합동 순찰과 등·하굣길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이들의 불만과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빈집 밀집지역 학생들의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해 부산시를 비롯한 자치 구·군 및 경찰 등과 공동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늘어나는 빈집과 폐교에 대한 근본 해법은 정부 차원의 주거와 일자리, 돌봄 등 다양한 정책이 맞물려 있는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 예방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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