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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군 투입 어디로? 핵시설 vs 하르그섬…시나리오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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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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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우라늄 시설 탈취…미군 피해 클 듯
트럼프, “4∼6주 지켜달라” 장기전 부담
이란 “100만 병력 모였다” 자신감 보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겨냥한 지상군 투입을 본격 검토하는 가운데 7000여 명 규모의 미군 정예 병력이 중동에 집결하며 구체적인 지상전 시나리오가 속속 부상하고 있다. 섬 점령부터 핵시설 확보까지 ‘최후 옵션’들이 현실적 선택지로 거론되면서, 공습 중심이던 전쟁이 중대한 분수령에 들어섰다.

미국 해병대의 상륙작전 훈련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 해병대의 상륙작전 훈련 모습. EPA연합뉴스

◆섬이냐 내륙이냐…지상전 시나리오 검토

 

미국 CNN 방송은 26일(현지시간) 6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전쟁의 다음 단계로 이란 내부의 다양한 목표물을 점령하기 위해 지상군을 투입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는 데 필요한 확실한 승리를 제공하는 선택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졌던 지상전 투입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가운데, 미 당국자들은 핵시설 지하에 매설된 농축우라늄을 탈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CNN은 “이 모든 선택지에는 결국 지상군 투입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하면서, 지금까지의 공습 중심 작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다음 단계’가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당국자들은 종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하면 이란을 강제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지상전이 필요하다고 사석에서 주장해왔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미국 정부 내부 논의 상황을 잘 아는 당국자들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4개의 ‘최후 일격’ 옵션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하르그섬·라라크섬·아부무사섬 등을 점령하거나 호르무즈해협 동쪽에서 이란산 원유 선박을 나포한다는 내용으로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풀고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액시오스는 이와 함께 미군이 이란 내륙 깊숙이 침투해 이란이 핵시설 안에 숨겨둔 고농축우라늄을 확보하는 지상 작전도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미군 희생 위험이 커, 시설을 대규모 공습하는 방안도 병행 검토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미국 육군 82공수사단 병사들이 미군 기지에서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육군 82공수사단 병사들이 미군 기지에서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점령 성공해도 장기전 가능성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이날 미국과 이란 간 중재에 관여한 국가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지상 작전 명령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다만 중재국 관계자들은 지상전의 한계도 지적했다. 또다른 중재국 관계자는 “미군이 하르그 섬에 상륙할 경우 점령에는 성공할 수 있겠지만, 점령 유지에 훨씬 더 많은 병력이 필요하다”며 “장기전에 가까운 전투가 벌어져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4~6주간의 전쟁 기간을 크게 넘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상군 투입 의향은 있지만 조기 종전 계획이 틀어질 수 있어 실행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자신이 설정한 4~6주 시간표를 지켜줄 것을 최근 보좌진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개전한 것을 고려하면 6주차는 4월 중순이다. 

 

미국의 전직 고위 당국자는 언론인들과 만나 “해협을 군사적으로 여는 작전, 예를 들어 해안 지역 및 섬 점령 작전은 결코 쉬운 작전이 아니다”라며 “협상이든, 군사행동이든 이 상황이 꽤 오랜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란 남부의 한 해변에서 혁명수비대 병사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남부의 한 해변에서 혁명수비대 병사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도 지상전 준비 “우리가 더 유리”

 

이란도 미군의 지상전 가능성에 대비한 준비 태세를 강조하고 있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지상전을 위해 100만명 이상을 조직한 것 외에도 최근 며칠간 바시즈 민병대, 이슬람혁명수비대, 정규군 센터엔 참전하겠다는 이란 청년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이 말한 100만명의 지상병력은 혁명수비대, 정규군 병력에 바시즈 민병대의 예비군까지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 자한샤히 이란 정규군 육군 사령관은 국경을 방문해 “지상전은 적에게 더 위험할 것이며 회복하지 못할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국경에서 적들의 모든 동태는 매 순간 정확히 감시되고 있고 우리 군은 어느 시나리오에도 준비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개시된 이후 이란 육군 사령관이 언론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발전소 파괴의 기간을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로 열흘 중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48시간 최후통첩을 보낸 이틀 뒤 닷새 유예, 또 다시 열흘 연장으로 시간을 벌면서 군사적 선택지를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유예 시한과 당초 목표인 ‘4~6주’ 전쟁 시간표가 맞물리는 4월 초중순이 이란전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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