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달 24일 확정한 교과서에 대해 동북아역사재단 측이 역사 왜곡이 고착화되기 시작했다며 입체적이고 끈기 있는 문제 제기, 소통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장문을 냈다.
박한민 동북아역사재단 교과서연구센터장은 10일 기고문 형식으로 “이번 일본교과서를 통해 역사 왜곡이 고착화됐음을 알 수 있었다”며 “향후 학습지도요령이 어떻게 개정되는지 지속적인 관찰과 주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일본 문부과학성은 고등학교 교과서 역사지리와 공민 과목의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결과 발표 후 공개된 검정신청본에서 세계사탐구와 일본사탐구의 강제동원,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에서 ‘강제연행’ 같은 표현은 사라지고 ‘동원’으로 수정됐다.
독도에 대해서는 ‘일본의 고유영토’로 ‘1905년 시마네현에 편입’됐는데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이어 일본은 한국에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를 세 차례 제안했지만 한국 정부에서 여기에 응하고 있지 않다고 교과서마다 거의 비슷하게 기술했다.
김 센터장은 “일본 정부의 전쟁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작업이 문구 수정을 통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특징은 지리탐구나 정치․경제 교과서 등에서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경계선을 긋고, 독도를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자국 영해로 표시하는 디자인이 나온 것이다. 올해 검정에서는 지리탐구에 기존에 없던 독도 사진이 추가됐다.
김 센터장은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읽기 전, 학생들은 지도와 더불어 사진 등의 시각 자료를 통해 독도를 일본의 영토인 것처럼 무의식중에 수용하게 된다”며 “교과서 곳곳에 새로 도입되기 시작한 QR코드는 학생들이 도쿄에 위치한 영토·주권전시관 같은 대국민 홍보기구로 접속해 실감영상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향후 연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교실 안 교과서와 교실 밖 홍보 창구를 실시간으로 연동해 젊은 세대가 정부의 논리에 익숙하게 만드는 교육 방향은 미래 세대를 보편적 가치가 아닌 국가가 설계한 틀 안에 사고를 가두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일본 정부는 학습지도요령 개정판을 새로 발표한다. 영토에 대해 더 세부적인 표현 문구를 추가하고, 지도상의 시각적 효과를 더욱 세밀하게 강제하며 일본 정부의 식민지에 대한 책임을 희석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김 센터장은 “향후 학습지도요령이 어떻게 개정되는지에 대해 지속적인 관찰과 주시가 필요하다”며 “내년에 새로 발표될 일본 정부의 학습지도요령 개정판이 갈등의 씨앗이 아닌 공존의 안내서가 될 수 있도록, 한일 양국 시민사회와 학계의 입체적이고 끈기 있는 문제 제기, 소통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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