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지방 의사 엑소더스… 문제는 ‘배치 불균형’

입력 : 수정 :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1000명당 의사 수 OECD 못 미쳐
세종·충청 등은 서울의 절반 수준
원정 진료·응급실 ‘뺑뺑이’ 일상화

지역 배분·의무파견 규정 ‘공백’
“실효성 있는 인력 배치·보상 시급”
“응급환자에게는 1분 1초가 중요한데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깝죠.”


지난 13일 오전 경북의 종합병원에서 만난 응급실 관계자의 눈이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거동조차 힘든 환자가 병상을 가득 메우고 있지만 밤낮없이 이어지는 응급 상황에 대처할 전문의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말이나 밤 시간대 의사 가운을 구경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면 익숙하다는 듯이 119부터 호출한다고 했다. 병원 관계자는 “100㎞가량 떨어진 대구의 3차 상급종합병원까지 구급차를 요청하는 것은 일과가 됐다”면서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회복될 수 있는 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의료진 모습. 뉴스1
의료진 모습. 뉴스1

국내 의료 불균형이 그야말로 임계점을 넘었다. 의사와 환자 모두 대도시로 떠나는 ‘의료 엑소더스’ 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화해서다.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가 2.7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8명에 크게 못 미친다는 낯익은 통계는 이제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수치가 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역 간 의료 양극화로 거주 지역이 생사의 경계선이 되는 비극이 매일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의료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지역의사제와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등을 도입했지만 향후 정책은 단순 증원을 넘어 배치와 정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14일 국회입법조사처의 현안분석 보고서 ‘지방에는 왜 의사가 없을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서울의 의사 수는 4.67명이다. 반면 세종과 충청, 경북 등 비수도권 일부 지역은 서울의 절반 수준인 2.5명 미만에 불과하다. 여기에 이른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로 불리는 필수 의료의 지역별 양극화는 더욱 극심하다.

지방에선 적절한 진료·치료를 받지 못해 환자가 전문의를 찾아 아픈 몸을 이끌고 장거리 이동을 하는 ‘원정진료’는 이제 일상이 됐다. 수도권 의료 쏠림으로 상당수 지방 병원은 전문의를 확보하지 못해 분만과 필수의료 진료가 사실상 중단되는가 하면 응급환자가 골든타임 내에 응급실을 찾지 못하고 ‘뺑뺑이’를 도는 위험은 더는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방 의료 최후의 보루인 공중보건의사(공보의)마저 해를 거듭할수록 급감하고 있다. 올해 새로 편입된 공보의는 98명으로 지난해 대비 60.8% 줄었다. 전체 공보의도 올해 593명으로 지난해보다 37.2% 감소했다.

이 같은 의료 양극화에 정부는 최근 의대 및 전공의 정원을 확대하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의료 공백은 의사의 부족보다는 필요한 곳에 의사가 없는 배치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의무 복무규정은 마련됐으나 전공의 정원의 체계적인 지역 배분과 수도권 전공의 의무 파견 규정 등은 여전히 공백 상태이기 때문이다. 결국 농어촌과 지방의 의료 서비스 부족 문제는 단순한 의사 인력 확충을 넘어 실효성 있는 배치와 보상 체계 확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는 “지역 의료 붕괴를 막으려면 단순 인력 증원보다 정교한 배치와 보상 체계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 취약지를 지정하고 의사 정원과 인센티브를 포함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는 정책으로 환자·의사의 수도권 쏠림을 끊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피니언

포토

QWER 쵸단, 동화 속 공주로 변신
  • QWER 쵸단, 동화 속 공주로 변신
  • 애 엄마 미모 무슨 일?…손담비, 딸 돌잔치서 전성기 시절 비주얼 자랑
  • 혜리, 4월부터 혼자 여름…늘씬 뷔스티에 원피스 패션
  • [포토] 앤 해서웨이 '아름다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