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학식·점심은 거지맵·저녁은 할인 도시락
24일 서울 내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24)씨는 식비를 아끼는 노하우라며 스마트폰을 내보였다. 이 씨가 보여준 앱의 ‘마감 할인’ 페이지에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4800원짜리 도시락이 20% 할인된 3840원에 올라와 있었다. 이렇게 하루 세끼를 해결할 경우 총 식비는 8680원에 불과하다. 이 씨는 “1학년 때에 비해 월세부터 식비까지 안 오른 게 없는데 용돈은 그대로”라며 “식비를 줄이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최근 중동발 유가 급등까지 겹치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심화하자, 허리띠를 졸라매는 2030 세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삶의 필수 요소인 의(衣)·식(食)·주(住) 중 가장 즉각적으로 지출을 통제할 수 있는 ‘식(食)’ 비용 줄이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마감 임박 상품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GS25의 모바일 앱 '우리동네GS' 내 마감 할인 서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2.2% 급증했다. 도시락, 햄버거, 샌드위치 등 식사 대용 품목을 최대 45%까지 할인 판매하는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CU 역시 ‘포켓CU’ 앱을 통한 마감 할인 판매가 지난해 20% 이상 늘었으며,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관련 매출이 매년 10%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문모(62)씨는 “예전에는 폐기되는 도시락이나 김밥이 꽤 많았는데, 요새는 유통기한이 지나기 몇 시간 전부터 앱을 보고 찾아와 귀신같이 사 간다”며 “폐기가 줄어 다행이긴 하지만, 그만큼 젊은 친구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는 것 아니겠냐”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저렴한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와 서비스도 인기다. 8000원 이하의 가성비 식당 정보를 제공하는 ‘거지맵’은 출시 23일 만에 이용자 수 146만명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직장인 김모(38)씨는 “회사에서 나오는 식비 지원금이 1만원 정도인데, 요즘 서울 시내에는 1만원짜리 식당이 거의 없다”며 “거지맵을 통해 가성비 식당을 찾아다니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절약을 넘어 고물가 시대를 버티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의 ‘짠테크’가 저축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지금의 2030에게는 생활 유지를 위한 필수 요건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에 높은 실업률 등 청년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성화로 같은 처지에 있는 청년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연대하면서 이를 슬기롭게 견뎌내는 모습”이라며 “중동 정세 불안과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한 이러한 절약 중심 소비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부실 우려 ‘여수 섬 박람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3/128/20260423520391.jpg
)
![[기자가만난세상] 숫자로 보는 전쟁](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11/128/20251211519591.jpg
)
![[삶과문화] 함께 있었던 음악](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19/128/20260319520629.jpg
)
![응원봉 아래서 만난 이웃 [이지영의 K컬처 여행]](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3/128/20260423515445.jpg
)






![[포토] 장원영 '뒤태도 자신 있어요!'](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4/300/20260424502527.jpg
)
![[포토] 박보검 '심쿵'](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4/300/20260424502538.jpg
)
![[포토] 김고은 '해맑은 미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24/300/2026042450255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