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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女가 바꾼 KBO ‘1200만 법칙’…승패보다 뜨거운 ‘응원 경제학’ [권준영의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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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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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더 직캠’ 수백만 조회수…응원 문화, ‘트래픽 자산’ 되다
팬덤·굿즈 소비까지 확장…야구장, 콘텐츠 산업으로 전환
2030 여성 팬 중심 숏폼 확산…플랫폼 경쟁 본격화

전광판에 찍힌 타자의 타율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치어리더의 15초짜리 숏폼 조회수가 더 가파르게 치솟는 시대다. 야구장 관람의 무게추는 경기 기록에서 현장의 ‘바이브’(Vibe)로 이동 중이다.

 

두산베어스 안혜지 치어리더(왼쪽)와 박기량 치어리더. 두산베어스 제공
두산베어스 안혜지 치어리더(왼쪽)와 박기량 치어리더. 두산베어스 제공

과거 야구장의 배경 요소였던 응원 문화는 이제 프로야구 흥행 구조를 움직이는 핵심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직캠과 숏폼 영상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응원 콘텐츠는 신규 팬 유입과 굿즈 소비를 이끄는 핵심 트래픽으로 자리 잡았다.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 문화체육관광부,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자료와 최근 업계 흐름을 종합하면 응원 문화는 단순 현장 퍼포먼스를 넘어 디지털 팬덤과 콘텐츠 소비를 이끄는 독립 산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 166경기 만에 300만…KBO 흥행, 이번엔 달랐다

 

KBO리그의 흥행 열기는 2026시즌 들어 더 거세지고 있다. KBO에 따르면 프로야구는 지난 7일 166경기 만에 누적 관중 3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세운 역대 최소 경기 300만 관중 기록(175경기)보다 9경기 빠른 신기록이다.

 

올 시즌 평균 관중은 경기당 1만84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경기 수 대비 약 10% 증가했다. 전체 경기의 약 59%인 98경기가 매진됐고, 10개 구단 총 관중 수입도 벌써 550억원을 넘어섰다. LG와 삼성, 두산, 롯데 등 주요 인기 구단은 평균 관중 2만명 안팎을 기록하며 사실상 ‘상시 만원 시대’에 들어섰다.

 

KBO리그는 2025시즌 총 1231만2519명의 관중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코로나19 이후 회복 국면을 넘어, 재관람과 팬덤 소비가 결합된 구조적 성장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가다.

 

흥행의 질적 변화도 뚜렷하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발간한 ‘2025 프로야구 관람객 성향조사’에 따르면 KBO리그는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20대 관람객 비중이 높은 종목으로 나타났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신규 팬 유입이 확대되면서 관람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다. 모바일 예매와 굿즈 소비, 응원 콘텐츠 이용이 결합된 새로운 소비 방식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실제 현장 분위기도 변했다. 최근 야구장에서는 경기 자체뿐 아니라 응원 문화와 현장 체험을 함께 즐기려는 팬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일부 인기 치어리더 직캠 영상과 SNS 콘텐츠는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일반 스포츠 하이라이트 못지않은 확산력을 보이고 있다.

 

한화이글스 하지원 치어리더.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이글스 하지원 치어리더. 한화이글스 제공

◆ “선수보다 직캠”…숏폼이 바꾼 ‘야구 소비 공식’

 

최근 KBO 흥행의 가장 큰 특징은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다. 과거에는 경기 결과와 선수 기록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유튜브 숏폼·SNS 릴스·직캠 콘텐츠를 통해 야구를 처음 접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치어리더 퍼포먼스와 응원 영상은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에서 높은 확산력을 보이며 새로운 팬 유입 창구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구단들은 숏폼 기반 응원 콘텐츠 제작과 SNS 운영을 강화하며 디지털 팬덤 확대 경쟁에 나서고 있다.

 

박기량, 김도아, 하지원, 이소민 등 스타 치어리더를 중심으로 형성된 팬덤은 야구장 재관람과 굿즈 소비, 숏폼 콘텐츠 확산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소비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른바 ‘응원 경제학’이다. 팬덤이 단순 관람을 넘어 콘텐츠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뜻이다.

 

박기량이 치어리더라는 직업의 사회적 위상을 끌어올린 ‘개척자’라면,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디지털 콘텐츠의 트래픽이다. 김도아는 압도적인 숏폼 확산력을 앞세워 구단의 핵심 마케팅 자산으로 부상했고, 하지원은 독보적인 화제성을 바탕으로 신규 팬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이는 ‘흥행 카드’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이소민의 등장은 야구장 소비 권력이 10~20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넘어갔음을 보여준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직캠 기반 트래픽은 단순 팬 서비스 수준을 넘어 KBO 1200만 관중 시대를 움직이는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2030 여성 팬층을 중심으로 응원 문화와 현장 체험 소비가 결합된 팬덤형 관람 구조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기 관람을 넘어 응원 퍼포먼스, 굿즈 소비, 숏폼 콘텐츠 소비가 하나의 패키지처럼 움직이는 양상이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최근 MZ세대 팬덤 확대와 디지털 전환이 프로스포츠 산업 변화를 이끄는 핵심 축이라고 분석했다. 응원 콘텐츠는 이제 경기의 보조 요소를 넘어 구단 브랜드 노출과 신규 팬 유입을 직접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이글스 제공.

◆ 야구도 플랫폼 산업…응원 콘텐츠 키우는 문체부

 

정부 역시 스포츠 산업을 경기 중심에서 콘텐츠·플랫폼 산업으로 확장된 구조로 보고 있다.

 

문체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은 스포츠서비스업과 디지털 콘텐츠 분야를 포함한 스포츠산업 육성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스포츠와 콘텐츠·플랫폼 산업을 연계한 지원 사업도 점차 늘고 있다. 이는 스포츠 소비가 경기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광고·굿즈·영상 콘텐츠·팬덤 소비로 확장되는 흐름을 정책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산업 성장 속도에 비해 수익 배분 구조, 초상권, 콘텐츠 활용 기준 등 제도 정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구장은 더 이상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직캠 스튜디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팬덤 콘텐츠 플랫폼’이다. KBO는 경기 중심 스포츠에서 벗어나 응원과 콘텐츠가 결합된 산업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승부와 기록이 지배하던 시대는 저물고, 흥행을 움직이는 힘은 선수 성적이 아니라 팬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로 이동했다. ‘1200만 시대’를 연 KBO의 중심에는 바로 이 ‘응원 경제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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