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성전자 파업 강행 때 긴급 조정권을 발동할 뜻을 처음으로 공식 거론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어제 대국민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속한 대화와 타결을 촉구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노조의 ‘18일간 총파업’ 위기를 앞두고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이 회장은 그제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노조와 임직원들에 한마음으로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사장단의 ‘조건 없는 대화’ 읍소에도 꿈쩍 않던 노조가 다시 대화에 나서겠다니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현재 노조는 파업을 무기 삼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고 성과급 상한도 없애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추정 영업이익 300조원 중 45조원(반도체 임직원 1인당 평균 6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것인데 누가 봐도 과도하다. 회사의 미래성장과 경쟁력은 아랑곳없이 호황 때 한몫 챙기자는 ‘한탕주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통상 애플·구글·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 지급 방식(RSU) 등으로 개인별 성과와 보상을 연동한다.
파업이 몰고 올 후폭풍은 가늠하기 힘들다. 당장 파업 현실화 때 하루 1조원씩 피해가 예상되고 웨이퍼 폐기 때 피해규모가 최대 100조원까지 불어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성장과 수출이 타격을 받고 1700여개 협력사의 경영·고용불안도 가중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10% 감소 시 국내 총생산(GDP)이 0.78% 쪼그라든다. 김 총리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전쟁에서 한국이 확보한 전략적 우위를 경쟁국들에 통째로 내어 줄 수 있다”고 했는데 과장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졸면 죽는’ 기술패권경쟁에서 낙오하지 말란 법이 없다. 살얼음판인 주식과 환율 쇼크까지 감안하면 삼전의 파업은 국가적 재앙에 가깝다.
노조가 21일부터 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오늘 재개되는 협상은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어떤 경우든 공멸을 부르는 파업이 현실화해서는 안 된다. 노조는 무리한 고집을 접고 대승적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사측도 책임 있는 자세로 끝까지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상생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대화·조정을 최대한 지원하되 최악 상황에 대비해 긴급조정권 발동 등 비상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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