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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하루를 씻어낸다… 꿀잠 부르는 ‘다크 샤워’, 안전하게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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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선 인턴기자 hurrypott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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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빛 노출 줄여 숙면 돕고 감각에 집중케 하는 효과
별도 비용이나 준비 없이 바로 실천 가능한 웰니스 트렌드

수면 문제는 여전히 현대인들의 주요 고민 가운데 하나다. 충분히 잠을 자고도 개운하지 않거나, 쉽게 잠들지 못한 채 새벽에 잠에서 깨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어둠 속에서 샤워하는 ‘다크 샤워(Dark Shower)’가 새로운 숙면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여성이 향초를 켜두고 ‘다크 샤워’를 하는 모습. 생성형 AI(인공지능)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한 여성이 향초를 켜두고 ‘다크 샤워’를 하는 모습. 생성형 AI(인공지능)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 숙면에 도움을 주는 다크 샤워

 

다크 샤워는 욕실 조명을 끄거나 최소한의 빛만 남긴 채 샤워하는 방식이다. 다크 샤워가 건강 트렌드로 주목받는 것은 저녁 시간대의 빛 노출을 줄여 숙면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BBC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최적의 수면을 위해 하루 동안 노출되는 빛의 총량과 시간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침에는 충분한 양의 빛을 쬐고 밤에는 빛 노출을 줄여야 생체리듬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는 현대인들은 낮과 밤의 자연스러운 밝기 차이를 충분히 경험하기 어렵다. 빛과 생체리듬의 관계를 연구한 스탠퍼드대 제이미 자이처 교수에 따르면, 맑은 날 야외에서는 약 3만~10만 럭스, 흐린 날에도 최대 1만 럭스 수준의 빛에 노출된다. 반면 일반적인 실내 조명은 수백 럭스에 그친다. 이처럼 낮에는 자연광 노출이 부족하고 밤에도 밝은 실내조명 환경이 이어지면, 몸은 밤이라는 신호를 충분히 감지하지 못해 수면을 준비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수면과학에서도 저녁 시간대의 밝은 빛은 뇌의 생체 시계에 ‘아직은 낮’이라는 신호를 보내 수면 준비를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따라 저녁에 어두운 상태로 있으면 빛 노출을 줄여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빛 자극이 줄어들면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몸은 휴식과 회복 상태로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샤워 시간을 어둡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몸에 ‘이제 쉴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셈이다.

 

한 유튜버가 ‘깊은 잠을 부르는 다크 샤워’라고 소개하며 향초를 키고 어둠 속에서 샤워를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헤이지’ 캡처
한 유튜버가 ‘깊은 잠을 부르는 다크 샤워’라고 소개하며 향초를 키고 어둠 속에서 샤워를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헤이지’ 캡처

 

다크 샤워를 독립적인 수면 기법으로 다룬 연구는 많지 않다. 다만 지난 2월 미국 NBC ‘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수면 전문의이자 신경과 전문의인 W. 크리스토퍼 윈터 박사는 “많은 사람이 불필요하게 밝은 환경에서 샤워한다”며 “샤워하는 동안 빛 노출을 줄이면 수면의 질이 개선되고 잠드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다크 샤워는 ‘취침 전 밝은 빛을 피하라’는 기존 수면과학의 권장 사항을 일상적인 목욕 습관에 적용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

 

◆ 어둠 속에서 찾는 마음챙김

 

다크 샤워의 또 하나의 효과는 바로 정서적·심리적 안정, 즉 마음챙김이다. 마음챙김은 판단 없이 의도적으로 현재 이 순간에 주의를 기울이는 마음 상태를 의미한다.

 

환한 조명 대신 어두운 환경에서 샤워를 하면 시각 정보가 줄어들어 물소리와 샴푸 향, 물 온도 등 평소에는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감각에 더 집중하게 된다. 이는 정신적 피로를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크 샤워는 자연스럽게 디지털 기기와 거리를 두는 디톡스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하루에도 수많은 알림과 영상, 뉴스에 노출되는 현대인들은 샤워 중에도 콘텐츠를 소비하곤 한다. 다크 샤워를 끊임없는 콘텐츠 소비와 정보 자극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하루 동안 쌓인 긴장을 차분히 정리하는 휴식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SNS에 게시돼 있는 다크 샤워 후기와 브이로그 콘텐츠. 유튜브 채널 ‘경고한다’·‘핖티수’·인스타그램 ‘핑가’(가운데) 캡처
SNS에 게시돼 있는 다크 샤워 후기와 브이로그 콘텐츠. 유튜브 채널 ‘경고한다’·‘핖티수’·인스타그램 ‘핑가’(가운데) 캡처

 

SNS에는 이러한 효과를 체감하는 다크 샤워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취업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였는데 어둠 속에서 물소리와 따뜻한 촉감에만 신경이 집중되다 보니 평소보다 훨씬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며 “매일 6시간만 자는데도 더 숙면을 취했다”, “은은한 불빛 속에서 샤워하니 몸의 감각에 집중되고 잡생각이 자연스럽게 줄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어두워서 무섭다”, “다 완벽히 씻겼는지 알 수 없다”, “저러고 다시 핸드폰 보면 말짱 도루묵이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 다크 샤워, 더 효과적으로 하는 법

 

다크 샤워는 어두운 공간에서 하는 만큼 주의할 점도 있다.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낙상 위험이다. 욕실은 미끄러지기 쉬운 공간이어서 빛을 완전히 차단하면 넘어지거나 다칠 수 있으다. 또 어둠에 대한 불안이나 트라우마가 있다면 무리하게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완전한 암흑보다는 은은한 무드등이나 간접조명을 활용해 최소한의 시야는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블루라이트와 달리 주황빛이나 붉은빛 조명은 파장이 길어 뇌를 상대적으로 덜 자극하고, 해 질 무렵의 빛처럼 인식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tvN 토크쇼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신경과 전문의 주은연 교수는 “미끄러질 위험 때문에 다크 샤워를 권하진 않지만 욕실에는 밝은 흰색 대신 주황색의 간접등이 더 좋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너무 뜨거운 물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몸을 각성시키므로 체온에 가까운 37~40도 정도가 적당하다.

 

샤워 후 조명 환경도 중요하다. 다크 샤워로 몸을 이완시킨 후 밝은 조명 아래서 머리를 말리고, 집안을 정리하는 데 시간을 보내면 효과는 반감된다. 어둠은 점진적으로 작용하므로 취침 1시간~1시간30분 전부터 조명을 서서히 낮추고 생체리듬을 본래 멜라토닌 분비 시간에 맞추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크 샤워의 가장 큰 장점은 별도의 비용이나 준비 없이 바로 실천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하는 다크 샤워는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욕실에서 시작되는 웰니스 습관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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