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설악산 고지대 탐방로 통제…강원·경북 산사태 위기 경보 '주의'로 격상
하지(夏至)를 하루 앞둔 토요일인 20일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강풍까지 겹치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이번 비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장 침수·하천 고립 등으로 구조작업이 잇따랐는가 하면, 한라산·설악산 등 주요 국립공원 탐방로가 통제되고 지역 축제도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전 한때 시간당 20㎜ 안팎의 굵은 빗줄기가 쏟아진 대전·세종·충남에선 모두 50여건의 풍수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6시 6분께 충남 아산시 실옥동 곡교천에서는 "낚시 도중 강물이 불어나 강에 갇혔다"는 낚시꾼의 119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구조에 나섰다.
오전 5시 51분께 당진시 고대면의 비탈길에서 승용차 단독사고가 나 운전자가 병원으로 옮겨졌다.
대전 동구 삼괴동에서는 빗속에서 주행 중이던 택시가 전복돼 소방 당국이 택시 운전자를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비바람이 몰아친 강원, 제주, 부산에서도 국립공원 등산로와 지역 축제가 일부 통제되고 공장이 침수되는 등 풍수해가 잇따랐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부산에서 강풍과 호우로 발생한 사고는 49건으로 집계됐다.
해운대구 우동에선 낮 12시 8분께 택시를 타려고 기다리던 30대 부부가 갑자기 쓰러진 나무에 머리와 어깨 등이 부딪혔다. 이들 중 여성은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앞서 오전 5시 37분께 부산 기장군의 한 공장에서는 침수 사고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비슷한 시각 남구 용호동에선 강풍에 날아간 물탱크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떨어져 유리창이 파손됐다.
사상구 감전동에선 가게 간판이 떨어졌다.
오전 18시 56분께 영도구 청학동에선 주택 담벼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당국이 안전 조처했다.
강원에서는 미시령에 223.0㎜의 비가 쏟아진 가운데, 국립공원공단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이날 오전 9시 30분을 기해 고지대 탐방로를 전면 통제하고 있다.
북강릉 169.9㎜, 강릉 주문진 171.5㎜ 등 많은 비가 내린 강릉시 역시 지난 15일 개막해 진행 중인 강릉단오제의 일부 일정을 전면 취소하거나 행사 장소를 실내로 옮겼다. 강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강릉과 춘천 등에서 폭우와 강풍 등으로 말미암은 나무 쓰러짐 30건, 토사유출 1건, 낙석 2건, 침·배수 3건 등 모두 37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틀간 150㎜가 넘는 비가 쏟아진 제주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역시 7개 탐방로 중 어리목·영실·돈내코·관음사·성판악 탐방로를 전면 통제하고 있다.
특히 제주 지역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바람이 강하며 불며 제주시와 서귀포시 곳곳에서 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오전 11시 9분께 제주시 일도일동에서는 타워크레인이 강풍에 흔들린다는 신고가, 오전 9시 10분께 제주시 영평동에서는 현수막이 바람에 날린다는 신고가 각각 접수됐다.
오후 2시 기준 지점별 일 최대순간풍속은 한라산 삼각봉 초속 23.6m, 제주공항 초속 21.4m, 유수암 초속 21.1m, 제주 초속 18.3m, 고산 초속 17.4m 등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남구 용연동, 용잠동 도로에 가로수가 넘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오전 8시께 동구 남목교차로, 오전 8시 46분께 중구 학성삼거리에서 각각 교통신호기가 고장 나 교통경찰관들이 현장에서 수신호로 차량을 통행시켰다.
이날 오전 5시부터 오후 2시까지 경남지역 곳곳에서도 나무 쓰러짐 신고가 20건가량 들어왔다.
경북 봉화, 문경, 안동, 구미, 포항 등에서 마찬가지로 나무 쓰러짐 신고가 여러 건 접수돼 당국이 조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에서도 강한 비 때문에 전날 오후 8시 32분께 전북 고창군 고창담양고속도로 하행선 고창터널 인근을 달리던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났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차량에서 난 불로 근처에 있던 소나무 3그루가 타 2천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산림청은 이날 오전 8시 30분을 기해 강원·경북에 산사태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발령 중이다.
산사태 위기 경보 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단계로 구분되는데 나머지 15개 시도는 기존 관심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많은 비가 예보된 지역 국민께서는 산림 주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산사태취약지역 등 위험지역에는 접근하지 말아달라"며 "긴급재난문자, 마을 방송 등 대피 안내에 귀 기울이고 대피 명령이 나오면 마을회관 등 지정된 대피소로 신속히 대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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