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극장 결승골 헌납
여섯 번째 월드컵 트로피 도전에도 ‘빈손’
6개 대회 연속골 족적 남기고 쓸쓸한 퇴장
우승 오점 지운 메시와 엇갈린 말년 ‘명암’
“하늘은 왜 호날두를 낳고 어찌하여 또 메시를 낳았는가.”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39·인터 마이애미)와 오랜 시간 세계 축구계를 양분해왔으나 끝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알 나스르)가 하늘을 보며 외쳤을 법한 원망이다. 메시가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반면 축구의 신은 여섯 번째 도전에 나섰던 호날두에게는 끝내 우승 트로피를 허락하지 않았다. 호날두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가 16강에서 멈춰 섰다.
포르투갈은 7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1분 미켈 메리노(아스널)에게 ‘극장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분패했다. 4년 전 2022 카타르 대회에서 8강까지 진출했던 포르투갈은 이대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1985년생으로 불혹을 넘긴 호날두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것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16강전이 내 마지막 월드컵 경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호날두의 바람과 달리 이날 경기가 그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되고 말았다. 호날두는 경기 뒤 붉어지는 눈시울을 감추지 못했다. 울먹이는 표정으로 90분 내내 응원해준 포르투갈 팬들을 향해 박수를 보낸 뒤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소속이던 21살에 2006 독일을 통해 월드컵 첫 나들이에 나섰던 호날두는 이날 스페인전을 마지막으로 20년에 걸친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했다. 첫 월드컵을 4위로 마무리했던 호날두는 2010 남아공 16강, 2014 브라질 조별리그 탈락, 2018 러시아 16강, 2022 카타르 8강에 이어 라스트 댄스 무대에서도 16강에 머물렀다.
조별리그 3경기와 토너먼트 2경기까지 총 5경기로 끝난 호날두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는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눈부셨다. 호날두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조별리그 K조 1차전에 출전하면서 역대 첫 월드컵 6회 연속 출전의 대기록을 완성했다. 이어 우즈베키스탄과 조별리그 K조 2차전에서 멀티 골을 폭발한 호날두는 역대 처음 월드컵 6개 대회 연속 득점의 또 다른 이정표를 남겼다. 호날두는 크로아티아와 32강전에서도 페널티킥으로 골 맛을 보며 자신의 월드컵 통산 득점을 11골로 늘렸다.
‘이베리아 더비’로 펼쳐진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도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장한 호날두는 풀타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다만 3차례 슈팅이 모두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호날두의 노쇠화 평가 속에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유)-주앙 네베스-비티냐(이상 파리 생제르맹)-베르나르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미드필드진을 앞세운 포르투갈의 월드컵 우승 도전도 16강에서 막을 내렸다.
메시가 4년 전 2022 카타르에서 커리어 유일의 오점이었던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에 등극했고,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32강까지 4경기에서 7골을 몰아치며 여전히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음을 감안하면 호날두의 선수 말년은 메시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모습이다.
호날두는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런 방식으로 월드컵을 떠나게 돼 슬프다. 어제도 말했듯이 나는 모든 것을 쏟아냈고, 후련한 마음으로 떠나게 됐다”라면서도 “맞다! 오늘이 나의 마지막 월드컵이었다.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선 생각할 시간이 아직 많다.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는 않겠다”라며 대표팀 은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포르투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03년부터 233경기에 나서 146골을 터뜨린 호날두는 유럽 무대에서는 유로 2016 우승과 두 차례 네이션스컵 우승(2018~2019, 2024~205시즌)을 일궈냈지만, 끝내 월드컵 우승 트로피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호날두는 이에 대해 “나의 모든 것을 바쳤다. 포르투갈 대표팀과 함께 세 번의 타이틀을 따냈다. 유로 2016 우승은 월드컵과 같은 수준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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