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글로벌X 운용자산 10배 성장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와 보험사도 미국 시장에서 과감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단순한 지점 확대나 교민 영업을 넘어, 현지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거나 핵심 유통망에 깊숙이 침투하는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는 거대한 미국 금융시장의 주류로 진입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자, K금융이 가진 글로벌 확장성을 입증하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DB손해보험은 국내 손해보험사 최초로 미국 현지 특화보험사 포테그라(Fortegra)를 100% 인수하는 업계 최대 규모의 거래를 지난 5월 말 마무리했다. 이번 인수는 포테그라의 전문성과 유통망을 결합해 미국 현지에서 인정받는 업계 리더가 되겠다는 중장기 목표에서 추진됐다. 1984년 괌 지점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DB손보는 하와이, 뉴욕, 캘리포니아까지 4개 지점까지 확장하며 이미 현지 시장에서 발을 넓혀왔다.
12일 DB손보 미주사업본부 정경진 본부장은 “포테그라는 60곳 이상의 총괄대리점(MGA) 파트너십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다”며 “미국은 전 세계 보험시장 35%에 달하는 최대 시장으로 선진화된 사업역량을 조기 확보할 수도 있어, 글로벌 보험금융그룹 도약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미 간 통상·산업 협력 논의가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으로 확대되는 국면은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증가한다는 측면에서 추가적인 사업 기회라고 봤다. 다만 한국기업 진출 수요에 의존하는 모델을 넘어서기 위해 직접 사업 영역 확대에 계속 집중할 방침이다.
미래에셋그룹은 미국 뉴욕에서 자산운용과 증권사를 통해 대규모 인력과 현지화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열풍이 불기 전인 2018년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Global X)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100억달러 수준이던 글로벌X 운용자산은 지난 5월 말 기준 약 986억달러로 10배가량 성장했다.
허준혁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법인 대표는 “본사 자금을 투입해 밑바닥부터 회사를 키우는 ‘오가닉 그로스(Organic Growth)’와 현지 매물을 사들이는 인수합병(M&A)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며 “스페이스X 등 유망 기업 투자 성공에 힘입어 미래에셋 미국 운용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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