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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50대 남성 가장 많이 걸린 암은 ‘대장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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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수정 :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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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성 암 발생 1위…초기 뚜렷한 증상 없어
붉은 고기·가공육 잦은 섭취, 대장 건강에 부담
변 굵기 변화·복통·피로 계속되면 검사 받아야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배변 습관 변화나 철결핍성 빈혈, 체중 감소가 이어지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배변 습관 변화나 철결핍성 빈혈, 체중 감소가 이어지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잠이 부족하거나 일이 많아 생긴 피로라고 생각하기 쉽다. 변비가 생기거나 배에 가스가 차도 나이 탓으로 넘기기 십상이다. 대부분은 일시적인 증상이지만, 평소와 다른 변화가 계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대장암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피가 섞인 변을 보지 않았더라도 배변 습관이 달라지거나 철결핍성 빈혈, 체중 감소,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생기기만 기다리기보다 연령과 가족력에 맞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50대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대장암은 3만2610건이다. 전체 암 발생의 11.3%로 갑상선암과 폐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남성은 1만9156건, 여성은 1만3454건이었다. 남성암 가운데 4위, 여성암 가운데 3위다. 남녀 성비는 1.4대 1로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환자 수는 60대가 26.6%로 가장 많았다. 70대 20.0%, 50대 19.7% 순이었다. 인구 10만명당 발생률도 40대 40.8명에서 50대 74.8명, 60대 116.1명으로 나이가 들수록 높아졌다.

 

남성만 놓고 보면 5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이 대장암이었다. 남성 50대의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90.2명으로 위암 80.2명, 간암 51.3명보다 높았다.

 

위험요인은 한 가지가 아니다. 가족력이나 선종성 용종, 궤양성 대장염·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 있으면 위험이 커진다. 비만과 흡연, 음주, 운동 부족도 영향을 준다.

 

◆가공육 매일 50g 먹으면 대장암 상대위험 18%↑

 

식탁에서 우선 줄여야 할 음식으로는 햄과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이 꼽힌다. 고기를 소금에 절이거나 훈연·발효해 맛을 내고 보존 기간을 늘린 식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가공육을 ‘사람에게 암을 일으킨다는 근거가 충분한’ 1군 발암요인으로 분류했다. 가공육 섭취와 대장암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가공육이 담배만큼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 발암요인 분류는 암을 일으킨다는 근거가 얼마나 확실한지를 나타낼 뿐, 위험의 크기를 비교한 순위가 아니다.

 

국제암연구소가 검토한 자료에 따르면 가공육을 매일 50g씩 먹을 경우 대장암 상대위험은 약 18% 높아졌다.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18%포인트 상승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공육을 먹지 않는 집단의 위험을 1로 봤을 때 매일 50g을 먹는 집단의 위험이 1.18배였다는 뜻이다.

 

한두 번 먹었다고 곧바로 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경계해야 할 것은 햄과 소시지, 베이컨을 많은 양씩 매일 먹는 습관이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양고기 등 붉은 고기는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2A군으로 분류돼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근거는 가공육보다 제한적이다. 가공육에서 나온 ‘하루 50g당 18% 증가’ 수치를 붉은 고기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가공육을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 먹는 횟수와 양부터 줄이는 게 현실적이다. 단백질 공급원을 생선과 콩, 두부, 가금류 등으로 분산하고 채소와 통곡물을 곁들이는 편이 좋다.

 

◆혈변 없어도 안심할 수 없어

 

대장암 증상은 암이 생긴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좌측 대장이나 직장에 암이 생기면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나거나 혈변·점액변, 잔변감이 생길 수 있다. 변이 전보다 가늘어지기도 한다. 종양이 커져 장이 좁아지면 복통이나 장폐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측 대장암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혈변 없이 진행되기도 한다. 종양에서 소량의 출혈이 계속되면 철결핍성 빈혈이 생겨 피로하거나 어지러울 수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고 배가 더부룩하거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이 있다고 모두 대장암인 것은 아니다. 혈변은 치질에서도 생기며 변비와 복부 팽만 역시 식습관이나 스트레스 등 여러 원인으로 나타난다.

 

반대로 피가 보이지 않는다고 대장암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최근 생긴 변비나 설사가 계속되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철결핍성 빈혈,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50세 이상은 매년 분변잠혈검사

 

국가 대장암검진은 5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한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적은 양의 혈액이 대변에 섞여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검사 결과가 양성이라고 모두 대장암은 아니다. 치질이나 용종, 장의 염증 등으로 출혈이 생겨도 양성이 나올 수 있다. 다만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대장내시경검사로 출혈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대장암이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종양에서 검사 당시 출혈이 없었거나 혈액이 고르게 섞이지 않으면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 배변 습관 변화나 혈변, 철결핍성 빈혈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검진 결과와 관계없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배변 습관 변화나 철결핍성 빈혈, 체중 감소 등이 이어지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50세 이상은 매년 국가 대장암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배변 습관 변화나 철결핍성 빈혈, 체중 감소 등이 이어지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50세 이상은 매년 국가 대장암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대장암은 선종성 용종 등 일부 용종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대장내시경검사 중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용종을 찾아 제거하면 대장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부모나 형제자매 등 가까운 가족에게 대장암이나 대장용종 병력이 있거나 궤양성 대장염·크론병을 앓고 있다면 50세가 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가족이 진단받은 나이와 본인의 질환 상태에 따라 검사 시작 시기와 간격이 달라질 수 있어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대장암은 증상이 뚜렷해질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평소와 다른 배변 습관이 계속되고 빈혈이나 체중 감소까지 겹친다면 단순한 피로나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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