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 안전 항행 조항 해석 이견
이란 “통제 인정” 美 “국제 수로”
美, 이란 전역 군사 목표물 타격
이란, 민간 선박 공격… 1명 사망
후티반군·사우디도 다시 포성
트럼프 “소규모 충돌” 여지 남겨
호르무즈해협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보복으로 종전 양해각서(MOU)는 한 달도 되지 않아 파기 위험에 놓였다.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에 대한 양국의 근본적으로 다른 이해가 파국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 합의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군사적 소규모 충돌”이라고 축소했다.
14일(현지시간) 이란 국영통신사 IRNA 등에 따르면 미군은 나흘째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연안 핵심 거점에 공격을 가했다. 통신은 핵시설이 위치한 이란 남서부 부셰르시 네 곳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며, 현지 부지사는 공격 배후로 미군을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파르스통신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석유·화학 시설이 밀집한 남서부 마샤르와 아바단이 미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남부 호르무즈해협 연안의 군사·상업 요충지인 반다르아바스 인근에서도 최소 5차례의 폭발이 들렸다고 이란 국영TV는 보도했다.
전날 미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격이 이란의 상선 공격 능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해안 방어체계, 미사일 및 드론 기지, 해상 군사 능력을 겨냥해 정밀유도무기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란도 반격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바레인 미국 제5함대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으며, 요르단의 미군 공군기지 주요 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충돌은 이란의 잇단 민간 선박 공격이 원인이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는 13일 “국영 유조선 2척이 오만 영해 내 호르무즈해협의 남쪽 항로를 통과하던 중 이란의 순항미사일의 표적이 됐다”며 “승조원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별개로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13일과 14일 오만 칼하트 북동쪽 약 74㎞ 지점, 14일 오만 리마 남동쪽 약 24㎞ 지점에서 각각 유조선이 피격됐다는 보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이란 세력 예멘 후티 반군 간 충돌은 미국·이란 간 또 다른 갈등 요소가 되고 있다. 13일 후티 대표단을 태운 항공기가 예멘 사나국제공항에 도착하자 사우디군은 공항을 공습했다. 이에 후티 반군은 사우디 아브하공항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날렸다. 이는 2022년 4월 휴전 합의 이후 가장 심각한 충돌이다. 미 매체 액시오스는 이번 군사행동을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승인하고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종전 합의 후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한 데는 호르무즈해협에 관한 미국과 이란의 근본적인 다른 이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합의문의 ‘이란은 상선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내용을 이란은 자국의 해협 통제권을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미국은 호르무즈 개방으로 해석하고 있다.
상대방이 MOU를 파기했다고 주장하며 양국은 ‘강대강’ 대치 중이다. 이란군 대변인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 준장은 “호르무즈해협은 전쟁, 악, 그리고 미국의 침략으로는 결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세인 카나니 모가담 전 IRGC 사령관은 이란 매체 파라루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암살하는 것이 목표라면 백악관 안에서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픽액스산 지하 핵시설에 대해 조만간 군사 공격을 단행할 수 있다며 위협했다.
다만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인기 없는’ 전쟁을 이대로 이어갈지는 확실치 않다. 그는 CNN과 인터뷰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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