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캐나다 뺀 단독 개최 추진 시사
피파 회장 “트럼프 없었다면 성공 못해”
2026 북중미 월드컵이 폐막을 앞둔 가운데 공동 주최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포츠 이벤트”라고 자화자찬을 했다. ‘트럼프를 향한 아첨이 너무 심하다’는 핀잔을 들어 온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역시나 “이 모든 것이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17일(현지시간)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와 인판티노는 이날 뉴욕 맨해튼 트럼프 타워에서 왕년의 축구 스타, 피파 관계자, 기타 거물급 인사 등 300명을 초청해 리셉션을 열었다. 피파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서 지난 2025년 트럼프타워 안에 피파 미국 사무소를 개설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번 대회가 역대 최대 규모의 관중을 동원하는 등 기록적 성공을 거뒀다며 “스포츠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국 경제와 사회에 더 많은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이어 “(결승전이 열리는) 19일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모두의 행운을 빌며, 최고의 팀이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월드컵 개최는 1994년 이후 이번이 32년 만이다. 이날 트럼프는 “미국이 앞으로 또 월드컵 개최에 도전할 것”이라며 “다만 그땐 멕시코와 캐나다를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미국만의 단독 개최를 밀어붙겠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알고 보니 우리나라는 축구 국가(soccer country)”라고도 했다. 미국인들 사이에 축구가 이렇게 인기가 있는 운동 종목인지 미처 몰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영국을 비롯한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축구가 ‘풋볼’(football)로 불리는 것과 달리 미국은 미식축구, 즉 아메리칸풋볼과의 구별을 위해 ‘사커’라는 표현을 고집한다.
옆에 있던 인판티노는 “대통령님, 아메리칸 드림이 현실이 되었다”며 “우리는 축구로 전 세계를 통합했다”는 말로 트럼프의 흥을 돋웠다. 이어 “굳이 대통령님을 칭찬해 줄 사람을 필요로 하시진 않겠지만, 이번 월드컵은 정말 트럼프 대통령이 없었다면 이토록 놀라운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월드컵을 전후해 트럼프와 인판티노의 지나친 유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었다. 2025년 인판티노는 피파 역사상 최초로 ‘피파 평화상’을 제정한 뒤 트럼프를 초대 수상자로 선정했다. 지난 2월 트럼프가 중동 가자 지구의 평화 구축과 재건 지원을 목표로 ‘평화위원회’라는 국제기구를 신설하자 인판티노는 “피파가 750억달러(약 112억원)를 모금해 평화위원회에 기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 축구 대표팀의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25)은 미국이 승리한 32강전 당시 상대 수비수의 발목을 밟았다가 레드카드를 받고 경기장에서 쫓겨났다. 퇴장을 당한 선수는 그 다음 경기엔 나설 수가 없다. 그러자 트럼프가 인판티노에게 발로건의 선처를 요구했다. 결국 피파는 발로건의 출장 정지 집행을 유예함으로써 그가 16강전에서 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를 두고 “지나친 특혜”라는 비난이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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