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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어놓으면 오겠지…” 적자 늪 빠진 공연장 [심층기획-‘혈세 먹는 하마’ 지역 공공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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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울산=이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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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8개 광역·기초지자체 조사
시설 242곳서 2025년 5009억 적자
울산 -776억 최다… 인천·부산順
흑자 내는 시설은 7.9%에 불과

19일 오후 찾은 울산 남구 문수야구장. 야구장 주변은 한산했다. 1시간 동안 오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문수야구장은 광역시임에도 변변한 야구장 하나 없다는 지역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2014년 450억원을 들여 지상 3층, 1만2088석 규모로 건립됐다. 하지만 지난해 문수야구장 사용일 수는 고작 100일. 이용객 수는 개관 당해인 2014년 10만7600명에서 지난해 5만900여명으로 절반가량 쪼그라들었다.

19일 울산 남구 ‘문수야구장’ 모습. 울산시는 문수야구장 활성화를 위해 국내 최초로 야구장 내 지상 4층 규모의 유스호스텔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울산=이보람 기자
19일 울산 남구 ‘문수야구장’ 모습. 울산시는 문수야구장 활성화를 위해 국내 최초로 야구장 내 지상 4층 규모의 유스호스텔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울산=이보람 기자

운영비는 계속 늘고 있다. 연간운영비는 2014년 6억5400만원에서 지난해 174억5500만원으로 약 27배 늘었다. 적자 폭도 매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2014년 4억6400만원에서 지난해 171억원으로 36배 이상 늘었다. 울산시민 신지혜(39)씨는 “비싼 돈을 들여 지었는데 활용은 안 되니 세금만 축내고 있는 셈”이라며 “짓고 보자는 식이 아니라 제대로 지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문화·복지·체육 관련 공공시설의 연간 운영 적자가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세계일보가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에게 의뢰해 11개 시·도, 57개 시·군·구로부터 제출받은 광역·기초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들 지자체가 운영 중인 242개 공공시설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약 5008억88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11개 광역단체가 운영하는 92개 공공시설 적자는 약 3043억5700만원이었다. 이들 시설의 경우 인건비, 유지·관리비 등 운영비는 4719억2400만원인 반면 입장료와 대관료, 임대료 등 수익은 1675억6700만원에 그쳤다. 광역단체 공공시설 적자 규모는 울산 776억6400만원, 인천 685억5000만원, 부산 550억9500만원, 광주 317억2400만원 등의 순이다.

 

기초단체들 공공시설 사정도 다르지 않다. 자료를 낸 부산, 강원, 경북, 충남·북의 57개 기초단체가 운영하는 150개 공공시설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1965억3100만원이 넘었다. 운영비가 2529억9600만원인 반면 수익은 564억6400만원에 그친 것이다. 이들 지자체 공공시설의 적자 규모를 따져보면 광역의 경우 1곳당 평균 33억1000만원, 기초의 경우 평균 13억1000만원에 이르는 것이다.

 

인천문화예술회관 전경.
인천문화예술회관 전경.

이에 따라 민선 9기 지자체 공공시설 실태를 전수조사해 운영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원장은 “인근 지자체 간 유사시설은 통폐합하거나 공동운영하는 식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용률을 높이는 대안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권칠승 의원은 “대규모 사업일수록 정교한 수요 예측과 사업성 검토를 거치고, 당장의 인기에 영합한 무리한 투자는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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