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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가 도박이라고요?”…우리가 몰랐던 ‘1만원 베팅금’의 숨은 행선지 [권준영의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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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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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급금→세금→운영비→축산발전기금…1만원이 지나가는 네 갈래 돈의 흐름
7300원은 적중 고객에게, 1600원은 세금으로…베팅금은 어떻게 나뉠까
‘마사회 수익’으로 끝나지 않는 마권 대금…숫자로 들여다본 경마 산업 구조

경마장에서 내가 베팅한 1만원은 어디로 흘러갈까.

 

마권을 구매하는 순간 내 손을 떠난 1만원은 한곳으로 모이지 않는다. 일부는 적중한 고객에게 다시 돌아가고, 일부는 세금으로 납부되며, 일부는 경마 운영과 말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쓰인다.

 

많은 사람들이 마권 구매금 대부분이 한국마사회의 수익으로 남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돈의 흐름은 다르다. 1만원은 환급금과 세금, 경마 시행 비용, 공익 목적 등 여러 곳으로 배분된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한국마사회가 공개한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환급률과 경마 시행 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1만원의 이동 경로를 숫자로 따라가 봤다.

 

한국마사회 보고서 기준으로 1만원의 베팅금을 환산하면 환급률은 약 73%다. 베팅금 1만원 가운데 약 7300원은 적중 고객에게 환급된다. 남은 2700원 중 약 1600원은 레저세 등 각종 제세금으로 납부되고, 약 1100원은 경마 시행에 필요한 비용으로 활용된다. 이 가운데 경주 시행과 상금 지급, 시설 유지·보수, 안전관리 등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일부가 이익금으로 집계된다.

 

7300원이 다시 고객에게 돌아가는 것은 국내 경마가 ‘패리뮤추얼(pari-mutuel)’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패리뮤추얼’ 방식은 고객들이 구매한 마권 대금을 하나로 모은 뒤 일정 비율을 제외하고 적중자에게 다시 나누는 방식이다. 마사회가 배당률을 미리 정해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베팅 금액과 적중 마권 수에 따라 환급 규모가 결정된다.

 

환급금을 제외한 2700원 가운데 가장 큰 몫은 세금이다. 약 1600원이 레저세와 지방교육세 등 각종 제세금으로 납부되며, 비율로는 약 60%에 해당한다. 이렇게 걷힌 세금은 지방재정 확충과 공공 목적 사업 등에 쓰인다.

 

세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경마 산업을 움직이는 기반이 된다. 이 가운데 경마 시행을 위해 남는 약 1100원 중 700원은 경주 시행과 우승 상금 지급, 시설 유지·보수, 안전관리 등에 투입된다. 이는 생산농가와 육성·조련업, 수의 관리 등 말산업 생태계 전체를 유지하는 데도 쓰인다.

 

실제로 2025년 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말산업 종사자는 1만3783명이다. 이 가운데 8124명은 경마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5659명은 승마와 생산, 유통 등 비경마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체 종사자의 약 59%가 경마 분야에서 일하는 셈이다.

 

이익금 역시 전액 한국마사회 내부에 남는 구조는 아니다. 일정 부분은 법에 따라 공익 목적 재원으로 환원된다. 한국마사회는 경마를 통해 발생한 이익금의 70%를 축산발전기금으로 출연하고 있다. 1만원의 베팅금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경마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금 규모는 약 400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약 280원은 축산발전기금으로, 나머지 약 120원은 사내유보금으로 적립된다.

 

지난해 축산발전기금 출연액은 1188억원이었으며, 누적 출연 규모는 3조3000억원에 이른다. 축산발전기금은 축산 경쟁력 강화와 산업 기반 조성 등 공익 목적 사업에 사용된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다만 이러한 자금 시스템이 경마를 둘러싼 모든 논란을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경마는 사행산업이라는 특성상 이용자 보호와 도박 중독 예방, 장외발매소를 둘러싼 지역사회 갈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관리·감독을 받는 이유도 이러한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과 사행산업의 사회적 책임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이 낸 1만원은 한국마사회의 수익으로 곧바로 귀속되지 않는다. 환급금과 세금, 경마 운영비, 공익 재원으로 나뉘어 사회 곳곳으로 흘러간다. ‘1만원의 여정’은 우리가 몰랐던 베팅금의 숨은 행선지를 보여주는 숫자 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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