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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로봇 상용화 속도… 반도체 이어 피지컬AI 선도 ‘승부수’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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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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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대표 직속 전담조직 신설

국내외 계열사 제조공장에 투입
조립 등 데이터 학습… 기술 검증
2030년 생산거점 AI공장 전환
핵심인재 확보·인프라 구축 사활
스타트업 인수·M&A도 팔 걷어
제조·AI 등 로봇 밸류체인 확대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화를 추진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은 스마트폰과 IT가전, 반도체, 바이오에 이어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그간 쌓아온 로봇 기술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만큼 고도화됐다는 자신감으로도 풀이된다. 국내외 대규모 생산거점을 기술 상용화 테스트베드(시험대)로 삼고 산업·기업용 로봇과 소비자 대상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단계적 로봇 전략을 내세웠다.

 

◆RX 사업추진실이 구심점

 

삼성전자는 21일 출범한 ‘RX(로봇 경험) 사업추진실’을 구심점으로 로봇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1년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상설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고, 2024년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해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한 바 있다. 로봇 개발을 맡아온 미래로봇추진단과 연구개발(R&D) 조직인 삼성리서치 내 로봇 인력, 생산기술연구소 등 로봇 R&D, 사업화 조직이 RX 사업추진실 산하로 묶일 전망이다. 사업 추진력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노태문 대표이사 겸 DX부문장이 직접 조직을 이끈다.

 

이번 조직 신설은 삼성전자의 로봇 전략이 원천기술 확보를 넘어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미래로봇추진단이 로봇 하드웨어·원천기술 개발을 담당했다면 RX 사업추진실은 삼성전자 로봇 기술과 인력, 생산 인프라를 연결해 상용 제품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신설한 것도 사업부별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투자와 인재 확보, 인수·합병(M&A) 등을 신속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단계적으로 로봇 사업 고도화

 

삼성전자의 RX 전략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범용 로봇을 개발하고, 이를 삼성전자 국내외 공장에 투입해 기술을 검증한다. 이를 바탕으로 로봇 성능을 높여 외부에 판매하는 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외 대규모 제조 거점을 보유해 범용 로봇 개발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지컬 AI(인공지능)는 제조·행동 데이터가 핵심 경쟁력이다. 로봇이 실제 제조 현장에서 부품을 잡고 옮기거나 조립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데이터다. 힘의 세기, 위치 변화, 주변 작업자·로봇과의 유기적 움직임을 반복 학습해야 돼 생성형 AI보다 학습 규모가 크고 난도가 월등히 높다. 삼성전자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중공업, 삼성E&A 제조 현장에서 디스플레이, 전자부품, 배터리, 조선·플랜트 등 다양한 제조 데이터를 학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외 모든 생산거점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하고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계열사 제조 현장에서 두루 활용되면 폭넓은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어 범용 로봇으로 발전시키는 데 유리하다”며 “배터리와 AI 반도체, 완제품 제조 등 로봇 밸류체인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은 영남권에 약 60조원을 투자해 제조 AI 거점을 조성키로 하고, 이 중 경북 구미에 19조원을 투입해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라인과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로봇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핵심 인재 확보, 국내외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신설 조직 로보틱스 전략팀장을 맡은 이동건 삼성전자 기획팀 부사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중심으로 한 현대자동차 로봇 전략을 주도한 인물이다. 서울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기계항공공학, 기계공학을 공부하고 제너럴모터스(GM)에서 리서치 엔지니어로 일한 뒤 현대차에서 15년 가까이 근무했다. 지능형 자율 로봇 시스템과 로봇 제어 분야 세계적 석학인 김현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로봇 손(Hand) 분야 전문가 김의겸 아주대 교수(기계공학)도 RX사업추진실에 합류한다. 두 교수의 합류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의 핵심 난제로 꼽히는 로봇 핸드 및 조작 기술과 자율 제어 역량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로봇 분야 M&A, 스타트업 투자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봇 두뇌인 파운데이션 모델(RFM)과 보행·전신 제어 기술을 가진 해외 유망 스타트업 투자, M&A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지컬AI 난제인 로봇 손 개발을 위해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로봇 손은 휴머노이드 부품 원가에서 30%를 차지할 만큼 기술 장벽이 큰 영역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상당한 수준의 로봇 손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차별화된 로봇 경험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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