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KF-21 개발 끝났지만…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 [박수찬의 軍]

관련이슈 박수찬의 軍 , 디지털기획 , 세계뉴스룸

입력 :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10년 개발 성공…독자 설계기술력 확보
100대 수출 관건…인니는 왜 머뭇거리나
9월 첫 실전배치…가동률·후속개발이 관건

우리 손으로 만든 국산 전투기 KF-21 개발이 29일 마무리됐다.

 

체계개발에 착수한 지 약 10년 7개월만이다. KF-21은 9월쯤 양산 1호기가 공군에 인도되어 전력화 단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3월 25일 KF-21 양산 1호기가 공개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3월 25일 KF-21 양산 1호기가 공개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F-21 개발로 한국은 세계에서 8번째로 4.5세대 이상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가 됐다.

 

하지만 정책적 측면에서 KF-21의 성과를 발전시킬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확보한 노하우는 소리없이 사라질 수도 있다.

 

◆‘안된다’를 넘어선 KF-21

 

국산 KF-21 전투기 체계개발 완료는 ‘한국은 전투기를 개발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KF-21이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F-21이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 손으로 첨단 전투기를 만들겠다”고 선언할 때만 해도 한국은 KT-1 기본훈련기 개발과 KF-16 면허생산 정도의 기술력만을 지니고 있었다.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는 2015년까지 사업타당성조사가 거듭되면서 체계개발 착수가 늦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

 

사업타당성 조사의 벽을 겨우 뚫고 계약을 눈앞에 둔 2015년에는 기술 이전 문제가 터졌다. 

 

정부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 40대를 구매하면서 한국형 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기술 이전을 추진했다.

 

KF-21 최초양산기가 조립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F-21 최초양산기가 조립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화시스템에서 만드는 KF-21 탑재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와 경전투기 AESA 레이더가 전시되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화시스템에서 만드는 KF-21 탑재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와 경전투기 AESA 레이더가 전시되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미국은 핵심 기술인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 △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획득추적장비(EO TGP) △전자전 체계(RF 재머) 관련 기술 이전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국산 전투기 개발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커졌다.

 

그때 국방과학연구소(ADD)가 AESA 레이더 개발에 나섰고, 2015년 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체계개발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2022년 7월 시제1호기가 첫 비행에 성공했고, 올해 1월까지 시제기 6대가 1600회에 달하는 비행을 무사고로 완료했다. 전투용 적합 판정, 감항인증 등도 순탄하게 이뤄졌다.

 

현재 생산이 진행중인 양산 1호기는 9월쯤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2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최된 KF-21 체계개발 종결 기념식에서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2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최된 KF-21 체계개발 종결 기념식에서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KF-21의 체계개발 완료는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만들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독자적인 4.5세대 전투기 설계 및 기술 자료를 확보했다는 것은 항공 전자장비나 소프트웨어 성능개량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산 전투기는 제작업체 및 미국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을 청구받지만, 검증조차 쉽지 않다.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직원들이 KF-21 양산기들을 제작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직원들이 KF-21 양산기들을 제작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KF-21은 KAI가 설계·통합한 기종이다. 소스코드와 각종 기술자료를 확보한 상태이므로 성능개량에 대한 어려움이 외국산보다 훨씬 덜하다.

 

공군에서 운용중인 노후 기종을 모두 퇴역시킬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공군 F-5 전투기는 냉전 시절 미국이 우방국 원조용으로 만든 기종이다.

 

F-5는 구조가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대전은 먼 거리에서 적기를 포착·공격하는 장거리 공중전이 대세다.

 

북한 공군조차도 신형 중거리 공대공미사일과 방공무기를 개발하는 실정이다.

 

현재의 F-5가 현대전쟁에서 용도가 크게 제한되는 대목이다. 노후화에 따른 사고 위험 증가와 정비 문제도 심각하다.

 

KF-21은 신형 기체로서 제작사인 KAI가 한국 공군의 정비 및 유지보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기체 가동률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KF-21 시제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F-21 시제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인도네시아 변수 등 수출 문제 풀어야

 

체계개발을 마친 KF-21은 공군 전력화와 해외 수출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국 공군이 도입할 KF-21 규모는 최대 120대. 전투기가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200∼250대를 판매해야 한다.

 

한국 공군에 납품할 물량을 제외하면, 최소 100여대를 수출하는 것이 필수다.

 

문제는 뚜렷한 신규 수출선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KF-21 시제기가 이륙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F-21 시제기가 이륙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F-21이 속한 4.5세대 전투기 시장은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으로 꼽힌다.

 

수십년간 실전경험을 쌓으며 성능개량을 거듭한 F-16을 필두로 라팔, 유로파이터, 그리펜, J-10, JF-17 등이 해당 시장에 존재한다. 대부분 검증이 끝난 기종이다.

 

거액이 소요되는 전투기 구매는 리스크 감소 차원에서 보수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형태로든 검증된 기종이 더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다.

 

이같은 상황에서 KF-21은 첫 해외 판매 이력을 빨리 확보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공동개발국 인도네시아는 KF-21의 첫 해외 운용국으로 관심을 모아왔다.

 

인도네시아는 분담금을 1조6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감액하고, 공동생산 대신 KF-21 블록1 완제품을 직도입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공대공 능력을 지닌 블록1을 도입한 뒤, 공대지·공대해 능력까지 확보한 블록2로 개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F-21 시제기가 활주로에서 이륙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F-21 시제기가 활주로에서 이륙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실제 구매 여부나 규모는 불확실한 상태다.

 

인도네시아측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공약인 무상급식을 추진하고자 정부 재정의 7%에 달하는 거액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재정적자 등이 심각해지자 관련 예산을 감축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KF-21 구매 결정이 지연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의문도 제기된다. 재정 위기라고 하지만, 타국이 개발한 첨단 무기 구매는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1일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와 M346F 블록20 경전투기 12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규모는 10억 유로(약 1조6700억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AW149 헬기 구매를 위한 의향서(LOI)도 체결됐다.

 

이에 앞서 인도와는 브라모스 초음속 대함미사일 구매 계약이 이뤄졌다. 

 

이같은 움직임은 인도네시아의 무기 구매 우선순위에서 KF-21이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필리핀 다목적 전투기(MRF) 사업은 KF-21과 더불어 그리펜, 라팔, 유로파이터, F-16이 거론되고 있다. KF-21 수출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필리핀 정부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외에 여러 국가가 잠재 수요국으로 거론되나 확정된 계약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다른 기종들이 시장 장악력을 더욱 높이기 전에 KF-21의 첫 해외 주문을 서둘러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F-21의 무장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의 KF-21은 공대공 능력은 갖췄으나 공대지·공대해 능력은 다른 기종들보다 앞서지 못하고 있다.

 

F-15처럼 다양한 무장을 대량 탑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군 제1전투비행단 기지에서 항공기정비대대 정비사들이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군 제1전투비행단 기지에서 항공기정비대대 정비사들이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안정적 운영이력·예산·개발 등도 과제

 

수출 드라이브를 위해선 한국 공군에서의 실제 운영 과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투기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은 성능만 따지지 않는다.

 

전투기 운영 여부, 가동률, 정비 및 군수 체계, 조종사와 정비사 교육 훈련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KF-21은 체계개발 과정에서 1600회의 시험비행을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공군 요구성능(ROC) 충족 여부를 시험한 것이다. 

 

KF-21이 일선 부대에서 항공작전 및 훈련을 실시할 때에도 기체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해외 고객이 중시하는 요소는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인 셈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동률이다. 전투기 전력은 도입 규모가 아닌, 몇 대가 즉각 출격이 가능한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오는 9월 첫 공군부대 배치 이후 부대에서 일정 기간 비행 및 운영을 하면서 고장 횟수와 내용, 정비 과정과 소요 시간, 부품 교체 주기 등의 데이터를 축적해서 정확한 가동률을 확인해야 한다.

 

국내외 협력업체들이 만드는 부품·장비의 조달 과정이 원활해야 하고, KAI의 도움이 없어도 일선 부대 정비사들이 자체적으로 정비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발견된 결함을 개선하는 시간도 반복적인 작업과 훈련을 통해 단축해야 한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시험비행 조종사 대신 일선부대 조종사가 첨단 장비를 매끄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체계적인 훈련이 필수다.

 

이같은 요소들이 모두 결합되면, 안정적인 운영 이력이 축적된다. 이는 해외의 잠재 고객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공대지·공대해 능력을 갖춘 블록2 개발 완료 이후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KF-21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 5세대 스텔스 성능을 지닌 블록3, 무인전투기, 차세대 전투기 등의 개발이 거론되고 있다.

 

기술 발전과 항공전 추세, 예산 등을 감안해서 KF-21 체계개발 경험이 사장되지 않도록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발전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피니언

포토

'13㎏ 감량' 강미나, 상큼 미모
  • '13㎏ 감량' 강미나, 상큼 미모
  • 장원영, 뉴욕 메츠 유니폼도 '찰떡'
  • 이효리, 독보적인 분위기
  • 김혜수, 트레이닝복 입고 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