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64억 아파트 대출 없이 매입 추정…초고가 주택 세 부담도 변수
김연아 22억에 매입한 마크힐스…같은 단지 전용 244㎡ 57억원 실거래
집 한 채를 사는 데 필요한 돈의 단위가 달라졌다. 수도권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묶인 지금, 스포츠 스타들의 부동산 거래는 달라진 금융 환경 속에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벌어들인 연봉과 상금으로 어떻게 자산을 형성했는지를 보여준다. 주택이라는 실물자산을 장기간 보유하며 시장 가격 상승을 거친 사례를 따라가면 ‘얼마를 벌었고, 어떻게 자산을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에 숫자로 답할 수 있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같은 해 10·15 대책에서는 주택 가격에 따라 한도를 6억원·4억원·2억원으로 차등화했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80%에서 70%로 낮췄다. 대출로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되면서 초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매수자의 자기자본 규모가 더욱 중요해졌다.
‘축구 스타’ 손흥민은 2017년 5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면적 140.3㎡를 24억4460만원에 매입해 약 8년간 보유하다 2025년 3월22일 55억원에 매도했다. 등기부등본으로 확인되는 실제 거래로, 매입가와 매도가의 단순 차액은 30억5540만원, 매입가 대비 약 125% 상승했다. 다만 세금과 각종 비용을 제외한 단순 가격 차이로 실제 순이익과는 다르다.
자금 조달 방식도 등기부에 남아 있다. 당시 채권최고액 19억58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으며, 통상적인 설정 비율을 감안하면 실제 대출 규모는 약 16억원으로 추정된다. 해당 근저당권은 매각 과정에서 말소됐다. 2017년에는 현재와 같은 수도권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 규제가 없었던 만큼, 과거 거래에 현행 규제를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올해 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알파임하우스 전용 242.16㎡를 64억원에 매입했다. 약 73평 규모로 아내 배지현과 공동명의다. 등기부등본에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지 않아 주담대 없이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면적의 종전 최고가는 2023년 8월 약 55억원으로, 류현진은 기존 기록보다 9억원, 약 16.4% 높은 가격을 지불했다.
류현진은 2019년 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총액 8000만달러(약 930억원)에 계약했고, 2024년 한화 이글스로 복귀하면서는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했다.
대출규제가 ‘집을 살 때’ 필요한 자기자본의 규모를 키웠다면, 지난 3일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은 초고가 주택을 ‘보유하는 단계’의 세 부담까지 새로운 변수로 만들었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낮추는 대신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은 상대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종부세율은 과세표준 6억원 초과 구간부터 인상되며, 시가로는 32억원 안팎부터 세율 인상 구간이 시작된다. 다만 기본공제 확대 효과 등을 감안하면 종부세 부담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가격대는 35억원 선으로 추정되며, 46억원부터는 세 부담 증가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은 현행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아지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금액은 다주택자와 같은 공시가격 9억원으로 강화된다. 종부세와 재산세의 과세표준을 산출할 때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행 60%에서 내년 70%로 상향된다.
손흥민의 55억원 매도 주택과 류현진의 64억원 매입 주택은 이번 개편안에서 종부세 부담 변화가 논의되는 초고가 주택 가격대와 맞닿아 있다. 다만 실제 세 부담은 공시가격과 실거주 여부, 보유 형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출 규제는 자기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실수요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반면 수십억원대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에게는 대출 규제가 주택 구매 자체를 막는 장벽으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초고가 주택 시장은 대출 의존도가 낮고 자기자본을 충분히 확보한 수요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양상이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단기간의 거래 차익보다 장기 보유에 따른 자산가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김연아는 선수 시절이던 2011년 서울 동작구 흑석동 마크힐스를 약 22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준공된 총 18가구 규모의 고급빌라로, 같은 단지 전용 244㎡는 2021년 43억원, 2024년 12월 57억원에 각각 거래됐다. 현재 같은 면적 펜트하우스에는 105억원의 호가가 붙어 있다. 다만 22억원은 김연아의 알려진 취득가, 57억원은 같은 단지의 실제 거래가격, 105억원은 펜트하우스 호가로 각각 성격이 다르다.
김연아가 집을 샀던 당시의 소득도 상당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김연아의 수입을 약 1000만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105억원으로 추산했다. 대회 상금과 광고·후원 등을 합친 금액으로, 2011년 주택 매입가 약 22억원은 당시 연간 수입 추정액의 약 21% 수준이었다.
‘골프 여제’ 박인비는 개별 주택의 매입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박인비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는 총 29가구 규모로, 전용 273.96㎡ 27가구와 전용 407.71㎡ 펜트하우스 2가구로 구성됐다. 분양 당시 가격대는 110억~250억원으로 알려졌으며, 전용 407㎡ 펜트하우스의 2026년 공시가격은 232억3000만원까지 올랐다. 박인비의 정확한 보유 호실과 취득가는 공개된 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PH129 가격은 개인 자산 규모보다는 그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초고가 주거시설의 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보는 게 적절하다. 박인비는 LPGA 투어 통산 21승을 거뒀고, 통산 상금만 1826만2344달러로 우리 돈 200억원이 넘는다. 광고와 후원 등 경기 외 수입까지 고려하면 선수 생활을 통해 벌어들인 총수입은 더욱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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