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일부 해제 유력 카드
절차 복잡, 입주까지 시간 걸려
위례는 계획 발표 8년 뒤 입주
3기 신도시 상당수 아직 미적
사업 기간 단축 조치 나올 듯
공공주택 복합사업도 만지작
전문가 “공급 정책 성패는 속도
기존 사업 성과 내야 신뢰 회복”
정부의 수도권 5만호 추가 공급 대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서울 내곡동 예비군훈련장과 태릉골프장, 방이동 일대 등이 신규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일부 해제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비아파트 공급 확대 등의 방안을 담은 후속 공급 대책을 막바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정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후속 공급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전날 건설업계와 부동산 개발업계, 관련 협회 등을 만나 공급 물량과 대상 부지, 행정절차 단축, 금융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대책은 7일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정책 점검 2차 회의를 거쳐 구체화될 전망이다.
가장 유력한 카드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신규 택지 확보가 거론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무총리 주재 2차 토론회에서 그린벨트 해제에 신중론을 유지하면서도 주택 공급을 위해 일부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도 신규 택지 확보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신규 택지를 발굴하는 만큼 토지 보상과 환경영향평가, 주민 협의, 인허가 등 절차가 복잡해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사업이 장기화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역대 정부도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를 활용했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2006년 개발 계획이 발표된 이후 지구 지정과 보상, 택지 조성 등을 거쳐 첫 입주까지 약 8년이 소요됐다. 토지 보상과 주민 반발, 사업성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지연된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기존 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이번 후속 대책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3기 신도시는 문재인정부가 2018~2019년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을 공공택지로 지정하며 추진했지만, 토지 보상과 주민 협의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돼 상당수 지구가 아직 본격적인 착공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기존 3기 신도시 사업 기간을 현재 약 60개월에서 절반 이하로 줄이기 위해 규정 개정과 행정절차 병행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 유력 공급 방안으로 꼽힌다. 역세권과 노후 저층 주거지를 공공이 직접 개발하는 방식으로, 조합 설립과 관리처분계획을 거치지 않고 용적률 완화와 통합심의를 적용할 수 있어 민간 정비 사업보다 사업 기간을 줄일 수 있다. 국토부가 지난 3월부터 5월 초까지 진행한 신규 후보지 공모에는 44곳, 약 6만가구의 주민 제안이 접수됐다. 이 중 27곳은 주민 참여 의향률이 30%를 넘었다. 다만 후보지로 선정되더라도 주민 동의와 지구 지정, 사업계획 승인 등 여러 절차가 있어 단기간에 공급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 발표한 비아파트 공급 계획의 집행 속도를 높이고 물량과 지원책을 보강하는 방안도 후속 대책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5월 수도권 매입임대 9만가구와 민간 비아파트 11만가구 공급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금융 지원과 인센티브 확대 방안을 내놨다. 사업자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는 등 실제 공급을 앞당길 추가 조치를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아파트가 아파트 공급 부족을 실질적으로 보완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전세사기 이후 비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신이 여전한 데다 사업성 확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정책의 성패가 새로운 물량을 얼마나 추가로 제시하느냐보다 이미 발표한 사업을 얼마나 신속하게 현실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 등 기존 사업의 속도를 높여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단기적인 공급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정책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새로운 공급 계획을 거듭 내놓기보다 기존 사업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며 “3기 신도시와 매입임대 사업 등이 실제 착공과 공급으로 이어져야 시장도 정부의 공급 계획을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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