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갑상선제 복용 중 고열·인후통 땐 즉시 진료
여름철에는 땀이 늘고 쉽게 지쳐도 무더위 탓으로 넘기기 쉽다. 하지만 시원한 곳에서 충분히 쉬었는데도 두근거림과 손떨림이 가라앉지 않고, 평소처럼 먹는데 체중까지 줄어든다면 다른 원인을 살펴야 한다.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 더위만으로 판단 어려워…체중·배변 변화도 확인
목 앞쪽에 있는 갑상선은 우리 몸이 에너지를 쓰는 속도와 열 생성, 맥박 등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이 이 호르몬을 과도하게 생산해 혈액 속 농도가 높아지는 상태를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한다.
몸의 대사가 빨라지면 더위를 견디기 어려워지고 땀도 많아진다.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맥박이 불규칙해질 수 있으며 손떨림·불안·신경과민·불면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계단을 오르거나 물건을 들 때 전보다 힘이 부치는 등 근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더위를 많이 타는 증상 하나만으로 질환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날씨와 상관없이 증상이 계속되는지, 체중이나 배변 습관이 평소와 달라졌는지 살펴야 한다. 식욕이 평소와 같거나 오히려 늘었는데도 체중이 줄고, 배변 횟수가 늘거나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여성은 생리량이 줄거나 주기가 불규칙해질 수 있다.
갑상선이 커지면 목 앞부분이 부어 보일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인 그레이브스병은 눈에도 영향을 미쳐 눈이 튀어나와 보이거나 충혈·건조감이 생기고, 사물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 원인은 그레이브스병·독성결절…혈액검사로 확인
그레이브스병은 면역체계가 만든 항체가 갑상선을 계속 자극해 호르몬 생산을 늘리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일으키는 다른 질환으로는 갑상선 결절 하나에서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독성결절과 여러 결절에서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독성다결절갑상선종이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로 갑상선호르몬이 실제로 많은지 확인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대체로 유리 T4나 T3 수치가 높고, 뇌하수체가 갑상선에 호르몬을 만들도록 보내는 신호인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치는 낮다.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인지 확인하려면 TSH 수용체 항체를 검사한다. 원인이 분명하지 않을 때는 갑상선스캔을, 결절이 의심될 때는 초음파검사를 추가한다.
◆ 치료법은 환자마다 달라…고열·인후통 땐 즉시 진료
그레이브스병은 환자의 나이와 증상, 갑상선 크기, 동반질환, 임신 여부 등을 고려해 항갑상선제·방사성요오드·갑상선절제술 가운데 적합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국내에서는 항갑상선제를 먼저 쓰는 경우가 많다.
항갑상선제를 복용하다 갑자기 열이 나거나 목이 심하게 아프고 입안이 헐면 처방받은 의료기관에 즉시 연락해야 한다. 백혈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무과립구증의 증상일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고열과 매우 빠른 맥박, 구토와 설사, 의식 혼란이 한꺼번에 나타나면 ‘갑상선중독발작’을 의심해야 한다. 이를 촉발하는 요인은 감염·외상·수술·출산이나 항갑상선제의 갑작스러운 중단 등이다.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즉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경진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관련해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부정맥과 심부전, 골다공증 등 여러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두근거림이나 손떨림,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가 있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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