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964조’ KB증권 전망…‘주주환원 300조’도 상단값 합산
모건스탠리 “재진입 기회” 평가…4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 둔화 경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사흘 연속 뛰었다. 급락장에서 두 종목을 대거 팔았던 외국인도 다시 돌아왔다. 불과 며칠 전까지 추가 하락을 걱정하던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제라도 다시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이 커지고 있다.
13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89% 오른 2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5.92% 상승한 159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두 종목은 1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0일 종가와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16.52%, SK하이닉스는 12.18% 반등했다.
외국인 수급도 방향을 틀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주(3~7일) 삼성전자 1조2985억원, SK하이닉스 3조5078억원 등 두 종목에서 4조806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번주 10일부터 13일까지 외국인은 두 종목을 다시 사들였다.
문제는 급반등과 함께 시장에 등장한 숫자들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느냐다. ‘2027년 영업이익 964조원’, ‘주주환원 300조원’ 같은 숫자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회사가 확정한 실적이나 환원액은 아니다.
◆‘영업익 964조’ 맞지만…시장 컨센서스는 아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지난해 91조원에서 올해 641조원, 2027년에는 964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 예상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575조원, SK하이닉스 389조원이다. 12일 종가를 기준으로 이 실적 전망을 적용한 PER은 삼성전자 3.7배, SK하이닉스 3.2배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내년 실적 개선 전망이 현재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964조원은 확정 실적이 아니다. 증권사 전망치를 평균한 시장 컨센서스도 아니다. KB증권이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강세가 이어진다는 전제로 계산한 개별 전망치다.
전망대로라면 현재 주가는 낮아 보인다. 메모리 가격이나 공급 상황이 예상과 달라지면 이익 추정치와 PER도 함께 바뀐다.
◆‘300조 주주환원’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주주환원 300조원은 한 단계 더 뜯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연간 최대 200조원, SK하이닉스가 최대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두 숫자를 하나의 증권사가 같은 기준으로 계산해 ‘두 회사가 연간 300조원을 환원한다’고 전망한 것은 아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신규 연간 주주환원 규모를 100조~200조원으로 추정했다. 대신증권은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특별배당 등에 최대 100조원을 투입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규모를 올해 57조원, 내년 120조원으로 예상했다.
‘300조원’은 서로 다른 증권사 전망 가운데 높은 숫자를 더한 최대치에 가깝다. 실제 환원액은 각 회사 이사회 결정과 공식 발표를 거쳐야 확정된다.
현재 삼성전자의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은 해당 기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고 연간 총 9조8000억원을 정규배당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특별배당을 포함한 현 정책의 실행 방안과 차기 주주환원 정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2025~2027년 누적 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연간 고정배당금을 주당 1500원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회사는 지난 7일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3·4분기 중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300조원이 ‘확정된 돈’으로 바뀌었는지는 두 회사의 공식 발표를 확인해야 알 수 있다.
◆모건스탠리 “다시 살 구간”…경고도 남겼다
급락 이후 해외 투자은행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 발간한 아시아 기술주 보고서에서 최근 메모리 반도체주의 급격한 조정이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며 현재 밸류에이션을 ‘전술적 재진입 기회’로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도 각각 37만5000원, 260만원으로 유지했다. 두 회사를 똑같이 낙관한 것은 아니다. 모건스탠리는 2026년 SK하이닉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기존보다 13% 올린 반면 삼성전자는 10% 낮췄다.
올해 4분기부터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재고와 공급이 늘어날 경우 추가 실적 전망 상향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주가가 싸졌다는 판단과 메모리 업황에 남은 위험은 별개다.
◆사흘 반등 뒤 확인할 숫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저점에서 강하게 반등했다. 외국인도 매도에서 매수로 돌아섰다. 앞으로는 주가 상승률보다 이를 뒷받침할 실적이 실제로 나오는지가 중요하다.
4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지, 재고와 공급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장기공급계약이 실적 안정성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놓을 추가 주주환원 규모도 변수다.
사흘 만에 삼성전자 16%, SK하이닉스 12%가 올랐다. 추격 매수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964조원’과 ‘300조원’ 앞에 각각 ‘증권사 전망’과 ‘최대치’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는 점부터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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