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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美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와 정상회담 추진할 수 있어” [美슐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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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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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미·북 정상외교 재개 가능성 거론
北, 美·日과 정상회담하며 韓 고립 전략 가능성
中도 러시아 견제 위해 지원할 수도

美슐랭 <오늘의 미국을 이해하는 엄선된 이야기>

 

※‘美슐랭’은 미국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이야기를 엄선해 전하는 코너입니다. 워싱턴 특파원이 빠르게 소비되는 뉴스를 넘어, 오늘의 미국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맥락과 시각을 전합니다.

 

북한이 ‘현상변경’을 추진한다는 것을 전제로 미국 중간선거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싱가포르 선언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하려 할 수 있다는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13일(현지시간) CSIS 홈페이지에 올린 ‘이란 이후 :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재개 시나리오’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차 석좌는 “일반적인 정책적 판단은 북한 지도자가 트럼프의 대화 재개 의지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도 “몇 가지 독특한 요인이 외교 재개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대북 제재를 상쇄할 만한 무역이익을 북·중으로부터 얻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대화를 재개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을 하지만, 김 위원장이 ‘현상 유지’가 아닌 현상 변경을 추진한다면 정상회담을 추진할 유인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다음은 차 석좌의 글을 요약 분석해 질의응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과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과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북한 지도자가 왜 트럼프와 다시 정상회담을 하려 할까?

 

“김정은이 현상 유지(status quo)를 지향하는 지도자인지, 아니면 현상 변경을 추구하는 지도자인지에 달려 있다. 그가 현상 변경을 추구한다면,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굳힌다는 핵심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활용하려 할 것이다.

 

일반적인 분석이 놓치는 것은 북한의 외교정책을 움직이는 것이 현상 유지가 아니라 현상 변경주의일 가능성이다. 김정은은 트럼프와 다시 관계를 맺는 데서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북한은 미국이 협상의 전제로 내세워온 비핵화에 대한 트럼프의 의지가 기껏해야 유동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트럼프는 비핵화 목표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다가도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번갈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평양은 이란과의 합의에서 미국이 이제 일종의 ‘탈외교’ 세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교훈을 얻었을 수 있다. 여기서는 실질적인 합의보다 거창하지만 모호하게 표현된 선언이 주요 성과물이 되고, 이후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약속이 뒤따르지만 실제 합의가 이뤄질 전망은 거의 없다. 북한이 이란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교훈은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과 군사력 사용 성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접촉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현상 변경을 추구한다면, 집권당이 미국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이후쯤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해 2018년 첫 회담에서 나온 싱가포르 선언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하려 할 수 있다.”

 

―어떤 협의가 가능할까?

 

“양측은 구체적인 비핵화 협상을 피하고 이를 실무진에게 넘겨 향후 6개월 동안 논의하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 대신 김정은은 평화협정, 미군 군사훈련 중단, 북·미 적대관계 종식 등에 대화를 집중할 수 있다. 이는 노벨평화상 수상을 자신의 업적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트럼프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이런 구체적 성과들은 언뜻 보면 제한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미국의 인정을 받으려는 북한의 오랜 목표에는 상당히 중요한 진전이 될 수 있다.”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북한은 일본과의 관계 재개라는 추가적인 목표도 추구할 수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의 (긴밀한) 관계 덕분에 북한과 대화에 나서더라도 국내 보수세력의 반발을 방어할 수 있으면서도, 북한 입장에서는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일본 역시 1970년대 일본인 납치 및 그들의 행방 규명 문제를 해결해야만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오랜 입장에서 조용히 물러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도 생길까.

 

“현상 변경주의적 사고방식에서라면 북한은 외교적 공세의 일환으로 한국과 대화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2024년 한국과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재명 정부가 제안한 평화적 공존에 응하기보다는, 서울을 건너뛰고 워싱턴과 도쿄를 직접 상대하는 현상 변경적 외교전략이 북한에는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동맹국들 사이를 갈라놓고 한국을 고립시킬 수 있다. 이는 냉전 종식 무렵인 1990년대 한국이 러시아 및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북한을 고립시켰던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중국은 어떤 입장을 보일까.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중국은 북·미 외교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베이징의 관점에서 현재 상황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시나리오에서 중국의 판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는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과 푸틴-김정은 관계 모두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이 위험을 분산(hedge)하려 하는가이다. 현재의 지정학적 역학관계를 고려하면 중국이 오히려 트럼프-김정은 외교의 재개를 촉진할 수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베이징이 트럼프의 환심을 사고 싶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커지는 영향력을 은밀하게 약화시키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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