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정원 포함 추가 개발 검토
‘공원화’ 못박은 특별법 개정 필요
서울시 이어 용산구도 공개 반대
강남권 그린벨트 해제도 대립각
국토장관, 20일 吳시장 만나 협의
정부가 약 20년간 보존해 온 서울 용산공원 부지 일부를 주택 공급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주택 공급을 위해 일부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도심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용산공원과 강남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활용을 포함한 추가 공급 대책은 9월 말 또는 10월 초쯤 발표될 전망이다.
1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이 가능한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용산어린이정원은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며 “오염 정화, 미군과의 협의 등 문제를 극복해서 집을 짓는 방향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논란이 커지자 “용산공원 전체를 개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원 내에서 주택 건설에 적합한 부지를 검토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정부가 용산공원 본 땅에 주택건설 의지를 공론화한 건 ‘닥치고 공급’을 외쳤지만 서울 도심에서 민간 정비사업 외에 신규 주택용지 확보가 여의치 않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용산 주택개발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서울 도심의 주택난 해결을 위해 용산공원 일부 부지와 주변 반환 부지에 총 10만호의 주택을 짓고 전량 청년기본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용산공원은 어린이정원(약 30만㎡)을 포함해 전체 300만㎡(약 90만7000평) 규모로 지난 20년간 사실상 개발이 막혀 있었다.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미군기지 본체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하고, 다른 용도로 변경하거나 매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이 추진된 곳은 유엔사와 캠프킴·수송부 등 공원 주변 ‘복합시설조성지구’에 한정됐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용산공원특별법 개정안은 본체 부지를 주택용지로 바꾸는 내용이 아니라 반환이 완료된 부지부터 단계적으로 공원을 조성하고, 복합시설조성지구의 공원·녹지 기준을 완화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개정안은 지난 5월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정부가 본체 부지에 있는 어린이정원 등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예외 규정을 두는 등 추가적인 법 개정이 필요하다. 20년간 유지해 온 ‘본체부지 전체 공원화’ 원칙에 손을 대야 하는 것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인근 주민들은 도심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를 훼손해선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 15일 입장문을 내고 “용산공원을 ‘주택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땅이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장관은 서울시와 협의를 이어가겠다면서도 “서울시가 반대하면 아무것도 못 하는 무능함을 보여주지 않겠다”며 공급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가 용산공원 일부 주택 공급을 확정할 경우 용산공원특별법을 고쳐 개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뒤 공공주택특별법(공특법)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공특법은 정부가 8·13 대책에서 공공주택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꺼내든 카드다. 이를 활용하면 국토부 장관이 대상지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고 주민 의견 청취와 관계기관 협의,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개발할 수 있다. 각종 인허가 절차를 동시에 처리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서울시 동의 없이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신규 공공택지 10만호+α 중 서울 강서구 염창동과 경기 남양주·광주 일대의 2만7000호를 우선 공개했다. 나머지 7만3000호는 지방정부와 협의를 마쳐 이르면 다음달 말 공개할 예정이다. 서초구 내곡·염곡동,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일대, 송파구 방이동 등 강남권 그린벨트가 추가 발표 후보지로 꼽히는 가운데 서울시는 그린벨트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김 장관은 20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용산공원과 그린벨트 등 서울 내 추가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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