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에 도움
상담사가 이용자 대신해 택시 불러
같은 번호로 전국 어디에서나 이용
스마트폰의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고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한 뒤 택시를 이용한다. 누군가에게는 쉽지만,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과정 자체가 이동의 장벽이 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화번호 ‘02-114’로 장벽을 낮췄다.
앱을 조작하지 않아도 전화 한 통으로 카카오T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02-114 카카오T 택시 대신 불러주기’ 서비스다. 디지털 취약계층 이동을 돕는 방식으로 이용 범위를 전국으로 넓혀가고 있다.
◆전국에서 ‘02-114’ 한 통이면 OK
카카오모빌리티와 KT is는 지난해 업무협약을 거쳐 플랫폼 업계 최초로 서비스를 도입했다. ‘02-114’로 전화를 걸어 출발지와 목적지를 알려주면 상담사가 이용자를 대신해 카카오T 택시를 호출하고, 배치된 차량 정보와 예상 도착 시간을 안내한다.
평일·주말 구분 없이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전국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서울 밖에서도 같은 번호를 누르면 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용자가 번호를 쉽게 기억할 수 있게 ‘02-114’ 번호로 서비스를 통일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월 2만건 이상 호출이 발생하며 누적 호출은 약 15만건, 누적 이용자는 6만명에 달한다. 올해 1~7월 호출 가운데 서울 이외 지역에서 출발한 비중은 61.5%다. 비수도권에서는 강원 지역의 이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나이와 성별·국적 등을 수집하지 않아 탑승객 세부 통계는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서비스 현장의 상담사들은 고령층의 이용이 많은 것으로 체감한다. 가족이나 지인이 대신 전화를 거는 사례도 있다. 자녀가 따로 사는 부모를 위해 택시를 호출한 뒤 배차 정보를 전달하거나, 병원·약국 직원이 방문 환자를 대신해 택시를 부르기도 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병원 방문이나 장보기 등 일상을 위해 서비스를 주로 활용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스마트폰 터치 방식보다 통화가 더 익숙해 ‘02-114’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도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요금은 하차 시 탑승객이 현장에서 기사에게 결제한다. 상담 시 출발지나 목적지를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울 때는 상담사가 주변의 큰 건물이나 버스정류장 ID 등을 확인하고 지도로 위치를 특정한다.
통상 디지털 접근성 개선이 이용자의 앱·서비스 학습과 적응이 필요하다면,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는 전화라는 기존 도구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카카오T라는 앱을 이용하지 않아도 플랫폼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병원 창구에서도 카카오T 호출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3월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 같은 시스템을 도입했다. 앱 사용이 원활하지 못한 환자 등이 택시 호출을 요청하면 안내데스크 직원이 ‘웹호출 시스템’으로 카카오T 택시를 부른다.
병원에 따르면 월평균 서비스 이용 건수는 약 30건이며, 60대 이상 고령 환자가 대부분이다. 디지털 기기 이용에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환자들이 병원 창구라는 기존의 접점으로 택시를 이용한다. 병원 측은 앱 사용 부담을 덜어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환자들의 병원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효과도 낸다고 설명했다.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한 누리꾼은 “진작 나왔어야 했다”며 “병원이나 처음 가는 곳 방문할 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디지털 문화가 정착된 지 오래인 가운데 고령층 배려는 부족한 것 같았다”며 “각자 알아서 배우라는 식이었는데 ‘02-114’ 활용 택시 호출은 차별화된 서비스 같아서 반갑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가 발전할수록 이용자의 앱 학습 요구를 당연한 듯 여기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전화와 병원 창구 등 취약계층에게 익숙한 수단을 활용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용자 환경과 디지털 활용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나 이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다양한 접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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