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호쿠 건설 소식에 “결정된 바 없다”
美도 韓 메모리 팹 눈독… 기업들 고심
“SK하이닉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데, 모두가 이 돈나무를 흔들고 있다.”
블룸버그가 국내 메모리 반도체 회사 SK하이닉스를 두고 내린 평가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이익을 내면서 정부와 투자자 그리고 근로자까지 모두 회사를 탐낸다는 의미로 쓰였다. 해당 표현은 SK하이닉스에 국한된 표현은 아니다. 역시 역대급 이익을 벌어들이는 삼성전자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이들 반도체 회사를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단연 각국 정부다. 막대한 세금과 고용창출 효과를 보장하는 메모리 반도체 전공정 공장을 각국에 지어달라는 노골적인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투자 확대를 원하는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호남에 팹 4기를 짓기로 약속한 가운데, 일본과 미국도 팹을 강하게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21일 일본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전날 한 국내 매체는 SK하이닉스가 일본 미야기현에 수십조원을 들여 메모리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결정된 바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SK하이닉스에 사실 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조회 공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인텔의 오하이오 반도체 캠퍼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부인했지만, 시장에서는 가능성이 아예 없는 이야기로 치부하지는 않는다. 일본은 물과 전력이 풍부하고,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어 반도체 공장 입지로서 좋은 평가를 받는 국가여서다. 그동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 공장 입지와 관련해, 원론적인 입장으로 “조건이 맞는 장소가 있다면 그것이 미국이든 전 세계 어디든 상관없다”며 “조건이 맞는 곳을 찾아 필요하다면 충분히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혀왔다. 일본 정부는 이미 외국 반도체 유치에 적극적이다. 자국의 반도체 생태계가 무너진 지금, 외국 기업의 힘을 빌려서라도 반도체 생태계를 재건하겠다는 의지가 굳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대만 TSMC의 경우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구마모토에 공장을 설립한 바 있다.
미국 역시 변수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데려와 공장을 짓게 하고 싶다”고 발언한 바 있다. 청와대와 산업부는 부인했지만, 최근 미국 정부가 반도체를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기업들 입장에선 고민이 크다. 이미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고 있고, 호남에도 곧 팹을 신설해야 한다. 또한 거세진 주주환원 요구와 임직원들의 성과급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상당부분의 현금을 소진해야 한다. 투자 여력은 갈수록 줄어드는 데 팹 건설 압박은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압박이 커지는 상황 속, 2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최 회장 사이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반도체이슈를 중심으로 한 산업 현황 전반을 논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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