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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넘은 K배터리… ESS·로봇 등 신사업 공략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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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진욱 기자 halfn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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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성장동력 찾는 배터리 3사

현금성 자산만 7조 넘는 LG엔솔
북미에 ESS 생산 거점 확보 집중
휴머노이드 이어 드론용 납품 검토

삼성SDI·SK온도 적극 현금 확보
전고체·AI데이터센터 등에 투자
전기차 시장 완전 부활 땐 탄력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긴 터널을 지나온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배터리 3사가 잇달아 대규모 현금을 확보하며 신사업 공략에 속도를 낸다. 자금 여유가 있을 때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방산 드론 등 새 먹거리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신사업이 자리를 잡고,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까지 완벽하게 살아난다면 배터리 3사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본다.

2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분기 말 기준 7조1703억원이다. 전년 동기(3조7793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확보한 현금을 토대로 북미 지역에 ESS 생산 거점을 짓는 데 힘쓰고 있다. 회사는 현재 미국 미시간주 랜싱 공장과 홀랜드 공장을 포함해 총 5개의 ESS 생산 거점에서 연간 35GWh(기가와트시)의 물량을 생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까지 북미에서 50GWh 이상의 ESS용 LFP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 중인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다음 먹거리로 꼽히는 휴머노이드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미 테슬라를 비롯한 상당수 로봇 제조사에 배터리를 납품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2027년 초 공개 예정인 LG와 엔비디아의 합작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동시에 그동안 진출을 검토하지 않았던 미국 드론과 무인 무기체계용 배터리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밥 리 LG에너지솔루션 북미법인 사장은 미국의 여러 잠재적 협력사로부터 드론 등 방산 사업과 관련한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사업 진출이 성사되면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SDI는 지난 21일 삼성디스플레이 주식 1308만8235주를 삼성디스플레이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예정 주식은 전체 보유 주식(3985만6654주)의 약 33%다. 액수로는 약 4조4500억원에 달한다. 삼성SDI는 구체적인 자금 활용 계획에 대해 밝히진 않았으나,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시너지셀즈의 시설 투자 등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새로운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ESS와 무정전 전원장치(UPS), 휴머노이드용 배터리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동시에 신기술도 개발한다. SDI는 지난해부터 리튬인산철(LFP)과 전고체 생산라인에 투자하며 신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8218억원을 거두며 7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 회사를 짓눌러온 재무 부담 압박에서 벗어나 숨통을 틔게 됐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SK온에 배정한 올해 설비투자액 1조3000억원을 토대로 SK온은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테네시주 공장을 포함한 생산 거점을 활용, AI 데이터센터와 전력회사에 납품하는 ESS 배터리 수주 규모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이차전지 업계에선 이들 3사의 적극적인 현금 확보와 투자 전략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재무 구조 개선과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통해 이차전지 산업이 완전히 살아나기 전까지 회사가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완성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AI 열풍에 힘입어 수요가 폭발하는 ESS 시장을 빠르게 공략한 배터리 3사 전략이 유효했다”며 “핵심 시장인 전기차 시장이 완전히 부활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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