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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둥성 제양시 대규모 불법매혈 계속
매혈자에 기생하는 ''혈액 중계상''도
중국은 '부자의 나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중국 곳곳에는 피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이 있다. 피를 파는 시간이 오랫동안 계속되면 이들의 몸은 병들지만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
중국과 홍콩언론은 5일 한때 에이즈 재앙을 불러온 불법 매혈의 실상을 전해 주목되고 있다.
광둥(廣東)성 동부에 있는 제양(揭陽)시. 인구 60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이 곳에도 불법 매혈의 비극이 이어지고 있었다.
제양시 둥산(東山)구 량탸오(兩條)촌에는 주민 수백명이 매혈을 직업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었다. 많이 피를 파는 사람의 경우 한 달에 10여차례씩 피를 뽑아 판다. 량탸오촌 주민은 피를 판 돈으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피를 파는 것을 중개하면서 '매혈자의 피를 빨아먹는' 사람까지 기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매혈을 불법 중개하는 사람을 '쉐바(血覇)' '쉐터우(血頭)'라고 부른다. 피를 파는 사람은 '쉐누(血奴)'라고 부른다.
홍콩의 명보(明報)는 후난(湖南)성에서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던 한 매혈자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5월 광저우시 구조대의 한 친구를 알게 됐는며 그를 따라 제양시까지 와 피를 팔게 된 기구한 사연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가 제양시에 도착한 후 자신의 매혈을 중계하는 쉐터우에게 의지해 피를 파는 사람은 이미 10여명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 5월11일 처음으로 피를 팔기 시작해 올해 2월14일까지 9개월동안 50여차례에 걸쳐 피를 팔았다"고 말했다. 한 달에 5~6차례 피를 판 꼴이다.
한차례 400㏄의 피를 팔 때마다 그가 받는 돈은 200위안(1위안은 약 120원)이었다. 중개인에게 40~80위안을 주고 나머지는 자신이 가졌다. 그는 "한달에 12차례 피를 팔면 1500위안 정도의 수입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를 파는 기간이 오래되면 매혈자들은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그는 "피를 많이 생산하기 위해 많은 매혈자들은 정량을 넘는 많은 양의 보혈제를 먹는다"며 "다량의 보혈제를 먹으면서 몇달 지나면 쉽게 피곤해지고 나중에는 물 한통을 들 기력조차 없어진다"고 말했다.
불법 매혈을 하는 사람을 많이 거느린 쉐터우의 한달 수입은 4만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가난한 농촌에서 불법매혈이 성행했다. 허난(河南)성에서 는 에이즈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허난성에 있는 287개의 채혈소에서 채혈을 하는 과정에서 에이즈가 집단 감염되면서 수십개 촌이 폐허로 변했다. 허난성 '에이즈촌' 중 하나인 주민 800여명의 원룽(溫龍)촌에서는 매년 40명이 에이즈로 죽어가고 있다.
강호원 기자 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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