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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바람은 프랜차이즈에도…유기농 전문점 ‘무한 인기’

입력 : 2007-12-28 21:45:15 수정 : 2007-12-28 21: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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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기업 풀무원이 작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한 ‘내추럴하우스오가닉’ 목동점 내부.
‘불황을 이기는 프랜차이즈는 무엇일까.’
장기화된 불황 속에서 창업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그리고 그 해답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분야가 유기농전문점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전후의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눈부신 성장세를 과시했고, 수년째 창업 전문가들이 꼽는 유망 창업아이템 0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생활 수준의 향상에 웰빙트렌드가 얹히면서 일반 식품보다 좀 비싸고 생긴 게 매끈하지 않아도 이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유기농전문점의 증가는 물론이고 외식업과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유기농을 접목해 차별화를 꾀하는 ‘그린 트레이딩 업’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유기농을 포함한 친환경 농산물 시장은 2000년부터 매년 17∼20% 정도 성장해 작년에는 가공품을 포함한 시장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유기농 농산물 취급점포 수도 급증세다.

농림부는 2000년 352개에 불과하던 유기농 농산물 취급점포가 올해 1550여개로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규모뿐만 아니라 유통채널도 다양해졌다.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 중심이었던 유통채널은 생산자조직을 통한 거래, 소비자조직을 통한 거래, 전문유통업체를 통한 거래 등으로 다변화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온라인쇼핑몰을 통한 거래량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채널이 유기농전문점이다. 현재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는 ‘초록마을’이다. 2002년 첫 직영매장을 오픈한 지 2년 만에 100호점을 돌파해 올해에는 200호점을 넘어섰다.

매장 내에는 1300여 가지의 상품이 구비돼 있고 자체브랜드 개발도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아울러 전국 1일 코드체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였다.

2001년 런칭한 유기농식품 브랜드 ‘신시’도 직영점 5개, 준직영점 5개, 가맹점 100여개로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인기가 높다. 2003년부터 가맹사업을 벌이고 있는 ‘무공이네’는 생산지 체험 등 다양한 문화마케팅으로 눈길을 끈다.

대기업들도 유기농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식품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조흥, 대상, 풀무원, CJ, 동원F&B 등이 그들이다.

◇식품기업 ㈜조흥이 올들어 가맹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유기농전문점 ‘힐그린’의 가맹1호점인 청담점 내부.

50년 전통의 식품회사 ‘㈜조흥’은 2004년 뉴질랜드 허클베리팜스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직영점을 통해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는 한편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 ‘힐그린’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청담동에 오픈한 가맹1호점은 40m² 규모에서 하루 평균 90만∼1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점주인 방해숙(47)씨는 “고객 재방문율이 90%이상”이라며 “처음 왔을 때는 한두 개 품목만 구입해 갔던 고객들이 재방문 시에는 생필품까지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상’은 현재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매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취급 점포수를 늘려가고 있다. 게다가 초록마을의 가맹본사인 한겨레플러스의 지분을 인수, 200여개의 초록마을 점포를 통해 연 6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풀무원’은 1997년부터 올가홀푸드라는 자회사를 통해 유기농 매장 ‘올가’를 운영하고 있다. 숍인숍 형태의 매장 13개 포함해 총 20여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매장 내에 ‘올가 베이커리’와 ‘올가키친’이라는 테마코너를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06년부터는 유기농전문점과 헬스푸드숍을 결합한 ‘내추럴하우스오가닉’을 런칭하고 가맹사업에 나서 60여개의 가맹점을 오픈했다. 유기농식품(비율 30%)보다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건강기능식품(70%)의 구성비율을 높여 가맹점주의 수익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한편 CJ는 ‘프레시안’이라는 야채 브랜드를 런칭해 두부, 나물류, 과일류 등 생식품과 유기농 곡류, 채소. 과일 등을 출시했다. 동원F&B는 2003년 인수한 계열사 ‘이팜’을 통해 유기농 자연식품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편 미국, 영국 등 유럽 등지에서 100여종의 품목을 들여와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유통시키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이라고 유기농 시장에 진출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삼양사는 2005년 6월 독일, 영국, 미국, 호주, 일본 등 각 선진국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은 유기농 상품 600여개를 ‘구텐모르겐’이라는 매장에서 판매, 야심차게 유기농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그해 말 전격 철수를 결정한다. 안테나숍과 쇼핑몰 등이 제대로 매출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삼양사는 자난해 4월 ‘세븐스프링스’를 인수하는 등 외식업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한국동아제분도 유기농전문점 ‘유기농하우스’의 지분을 51% 인수, ‘해가온’이라는 브랜드로 직영점과 가맹점을 늘려나갈 계획이었지만 가맹사업은 철수하고 직영으로만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유기농사업 진출이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전세계 質 좋은 상품;운영자엔 안정적 공급;소비자에겐 저렴하게”
(주)조흥 힐그린 공영호 대표

“유기농사업 진출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포석입니다.”

공영호 ㈜조흥 힐그린 대표(사진)는 지난 수십년간 식품첨가물 제조를 주업으로 삼아 왔지만 화학부문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같이 말했다. 공 대표는 2004년 2월에 취임, 5월부터 유기농사업에 나섰다.

조흥이 유기농사업을 선택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공 대표는 “무엇보다도 눈부신 성장성과 그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식품업체로서 소비자의 만족은 물론이고 국민 건강과 농촌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조흥이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은 물류·유통망 구축. 그리고 11월에는 330m² 규모의 대형 직영점을 오픈해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픈한 직영점이 3곳. 최근에는 부산직영점을 추가로 오픈했다.

공 대표는 “부산직영점은 전국 물류망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직영점은 유기농 전문 원스톱 쇼핑 공간으로 꾸몄다. 이를 발판으로 자체 개발 브랜드인 ‘힐그린’을 알리고 지역 숍인숍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가맹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전체 회사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유기농사업 부문의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유기농사업을 주력업종으로 육성하는 것이 공 대표의 목표. 유기농 선진국인 뉴질랜드의 허클베리팜스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것은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됐다고 공 대표는 설명했다. 전 세계 25개국의 유기농인증상품 700여종을 독점 판매할 수 있게 됐고, 사업에 임하는 자세도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후발주자로서 이미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 프랜차이즈와 경쟁이 불가피한 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공 대표는 “당장의 승부보다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브랜드를 가꿔 나갈 생각”이라며 “양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기본 원리는 앞으로도 철저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힐그린 로드숍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도매기능을 강화해 유기농 소매점 운영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좋은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과제라는 공 대표. 산지 직거래 등 구입 채널도 늘려갈 계획이다.

“전 세계의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 회사도 안정적인 이익을 취하고, 고객도 좋은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직접 제조에도 나설 계획인데 우선은 주문자 상표 부착생산(OEM)을 통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개발 중입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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