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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논단]日 버블 붕괴와 닮은 美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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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4-10 20:14:17 수정 : 2008-04-10 20: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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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A 새뮤얼슨 美 경제학자

영국 빅토리아 왕조 때 지식인 토머스 칼라일은 경제학을 가리켜 ‘우울한 과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필자의 세대는 경제학을 ‘명랑한 과학’으로 변모시켰다. 이는 2가지 이론적 요소에 힘입은 바 크다.

첫째 경쟁적인 시장 체제의 효율성이 생산성 성장을 가속화하고 그로 인해 인간의 수명과 생활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둘째 과거 순수 자본주의 체제에서 떼어놓을 수 없었던 경제의 불안정과 불평등이 수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의 거시경제적 통제 및 정부 예산 지출을 통해 이러한 수정이 가능하며 예산 지출은 과도한 인플레와 구직자들에 대한 수요 부족을 저지하는 방향으로 집행된다는 것이다.

이는 공상적인 사회 개량가들의 비현실적인 꿈일까. 오스트리아의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와 미국의 밀턴 프리드먼 같은 자유주의 철학자들이 제시한 견해였다. 그러나 1950년부터 현재까지 4개 대륙의 거시경제적 실적을 측정한 경제사가들은 현실이 이런 이론의 예상과 다른 것을 파악했다.

하이에크와 프리드먼이 중앙집권적인 공산주의 경제계획의 결과로 나타날 것을 우려했던 ‘농노제’ 비슷한 현상은 대다수 민주국가 대중들의 일상생활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사가들은 더욱 행복한 몇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들은 혼합경제가 세계에서 빈곤을 줄이고 인간 수명을 늘렸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런 주장은 정확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마오의 중국이나 네루의 인도와 비교할 때 현재의 중국과 인도는 훨씬 부유하다. 과거 양국은 시장에 적대적 태도를 취해 호된 대가를 치렀다. 그와 더불어 유럽과 북미의 선진국들은 과거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중국과 인도로부터 아무런 이득도 보지 못했다.

현재 미국이 개발한 새로운 금융 공학기법이 금융체제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마치 중세의 흑사병이 모든 사람에게 예외 없이 전염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주택담보 및 여타 대출 부분을 강타한 서브프라임 사기극이 앞으로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다수의 추가 도산을 예고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운이 좋은 미국인들이 그러한 비관론을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면 일본인들의 과거 비슷한 경험이 사실 확인에 도움이 될 것이다.

1990년 이전에 일본은 빠른 경제성장의 ‘기적’을 실현하고 있었다. 불과 수십년 만에 일본은 아시아의 빈곤국에서 미국 다음의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1990년 이런 성장이 갑자기 멈추었다.

고령의 일본인들은 1차 세계대전 후 1919년부터 1929년까지 일본에 계속된 경기침체를 기억할 것이다. 일본 증시와 부동산에 부풀 대로 부풀어 있던 2가지 거품이 1989년에 꺼지면서 1차 대전 직후의 악몽이 되풀이되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일본의 그 후 ‘잃어버린 10년’은 정확한 표현이다. 그러나 표현이 다소 과소평가되었을 수도 있다. 당시 일본인들은 새로운 일본식 기업경영 방식을 과신한 탓에 경기하락은 더욱 길어졌다. 일본의 기업경영 방식은 이사회의 전원일치 의사결정 방식과 회사 종업원들의 종신고용제가 근간을 이루었다.

오늘날 필자가 미국 각지에서 강연할 때 미국인들이 과거 일본인들과 비슷한 자기 정체성 위기를 느끼기 시작하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경기의 등락 사례는 역사에 전례가 수없이 기록돼 있다. 그러나 모든 등락의 강도와 기간이 같은 것은 아니다.

명랑한 과학으로 묘사된 경제학의 자만심을 지난 몇 년 동안 꺾은 것은 무엇일까.

오늘날 정직한 경제학자들이 느끼는 의문은 다음과 같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즉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아닐까.

항상 희생양을 찾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매혹적인 금융 공학을 만들어낸 몇 명의 창의적인 경제학자들의 목을 매달고 난 다음 사람들은 1980년 이후 레이건이 이끈 공화당의 규제완화 주창자들에게 대부분의 책임을 전가해야 할 것이다. 

폴 A 새뮤얼슨 美 경제학자

TMSI·정리=오성환 외신전문위원

HIGH TIME TO REGULATE RATIONALLY
By Paul A. Samuelson

Economics used to be called "the dismal science." It was Thomas Carlyle, the sour Victorian Scott, who dubbed it that.

But my generation in more recent times thought we had transformed economics into "the cheerful science." This was to be brought about by two reinforcing elements:

(1) The efficiencies of a competitive market system would speed up the growth of productivity and thereby elevate the quality and duration of humane human life.

(2) Equally important, those instabilities and inequalities inseparable from old-time pure capitalism can be moderated -- moderated, not eliminated -- by evidence-based government policies of central-bank macroeconomic controls cum tax and expenditure programs that lean against the winds of both excessive inflation and insufficient demands for job seekers.

A pathetic and unrealistic dream of utopian do-gooders? That was a view expressed by libertarian philosophers such as the late Austrian Friedrich Hayek and the late American Milton Friedman. However, economic historians, measuring the macroeconomic performances from 1950 to the present time on four continents, document a different story.

The "serfdom" that both Hayek and Friedman feared would be the outcome from centrist Mixed Economy programs has turned out to be a popular way of life in many democracies. My Harvard mentor Joseph Schumpeter thought that what he called "capitalism in an oxygen tent" would stagnate. Not his first erroneous prediction.

Economic historians document happier scenarios. From the wee island of Mauritius off the African coast to the snowy fields of Finland or the semi-tropics of Eastern Asia, the Mixed Economy has alleviated poverty and lengthened life spans of improved quality. Far, far from perfection, yes. But almost like a controlled experiment in the biology lab, China and India now contrast beneficially with Mao's China or Nehru's India.

Their older antipathies to the market cost them dearly. And at the same time the advanced economies of Western Europe and North America gained naught from the deep sleeps of earlier India and China.

My readers might say, OK, if you were writing those words back in the 1990s. But the realities now -- for 2008 and the coming few years -- warn that America's new financial engineering gimmicks have jammed up the whole financial system. Centuries ago, bubonic plague spared no one.

Today and tomorrow subprime shenanigans in mortgage and other lending may well foretell a long period of slump and even bankruptcies for many.

If lucky Americans find it hard even to contemplate such pessimism, Japanese observers might help clue them in. Before 1990, Japan had been in her "miracle" of fast development. Within only a few decades, she had grown from a poor, Asian level of living to second place to America as a world economy. In 1990, this came to an abrupt stop.

Older Japanese will remember Japan's long, long post-World War I slump, from 1919 to beyond 1929. Some of that history repeated itself after two bubbles burst in 1989: the Nippon stock market crash and the bursting of Japan's real estate bubble.

One can speak accurately of Japan's subsequent "lost decade." That might be an understatement. From their overconfident view about a new Japanese pattern of corporate governance -- with its decision-making by unanimity and its sought-for pattern of lifetime employment with one firm -- there has been a long distance to fall.

Strange to say, when I lecture in various places in the U.S.A. today, I detect similar beginnings of an American self-identity crisis. Of course, such tides do rise and ebb in recorded history. But this does not mean that all ups and downs are of the same amplitude or duration.

What, then, have the last few years done to dispel the complacencies of Economics the Cheerful Science described in my opening paragraphs?

I suspect that honest contemporary economists will be asking themselves increasingly: At the Bank of England and the Federal Reserve, did we become over-focused on the topic of "inflation targeting"?

Did the Bank of England forget that a Northern Rock Bank had no insurance for its depositors such as what U.S. banks have had since the 1930s? And yet it watched, without raising an eyebrow, when Northern Rock was doing the stupid, risky things that gigantic Citibank, Bank of America and American Insurance Group were then doing.

Human nature always seeks a scapegoat. The jury, after hanging at random a few of us MIT creators of financial engineering temptresses, will have to pin major blame on the post-1980 Reagan Republican Party deregulators.

dismal:볼품 없는, 암울한 cum:-과 함께 do-gooder:공상적 사회 개량가 cue then in:그들에게 사실을 알려 주다 temptress:유혹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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