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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구호품 전용' 의혹…주민 분노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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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5-23 20:18:25 수정 : 2008-05-23 20: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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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으로 빼돌리다 발칵 경찰 폭행 등 격렬 시위 중국 쓰촨(四川)성 강진 12일째를 맞은 23일 지진 피해지역 관리들의 구호품 전용 의혹이 제기되는 등 그동안 구조·복구 작업에 가려져 있던 중국 사회의 어두운 일면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홍콩 명보(明報)는 쓰촨성 지진 피해지역 관리들의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격렬한 유혈 충돌사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지난 21일 더양(德陽)시 뤄장(羅江)현 읍내에서 구호물품을 실은 화물트럭이 한 상점에 물품을 들여놓으려는 것을 발견한 주민들이 해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격분한 주민 수천명은 현장에 설득 나온 관리들과 경찰을 구타하고 경찰 차량을 부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현재 중국 정부는 지진 피해지역 관리들이 피해복구 예산을 전용할 경우 사형 등 엄벌에 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지진 피해지역에서 시급히 필요한 구호용 천막들이 재난지역이 아닌 곳에서 눈에 띄는 등 구호물자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청두(成都)시내 한 공원에 설치된 구호용 천막에서는 ‘구호전용’이라는 글자가 지워져 있었고 안에서는 시민들이 마작을 하고 있었다고 중국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가 전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진 피해지역에는 330만개의 천막과 간이주거시설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40만개밖에 없다”며 “천막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22일 직접 저장(浙江)성의 천막 생산공장을 찾아 생산을 독려할 정도다.

또한 구호물품의 수급과 배분을 맡고 있는 중국 적십자회가 이재민용 천막을 시장가격보다 훨씬 높은 1만위안(약 150만원)에 구매해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며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학생 900여명이 학교 건물 붕괴 현장에서 매몰돼 숨진 두장옌(都江堰)시 쥐위안(聚源)중학교의 피해자 유족 214명은 연명으로 중국공산당 시당위원회와 시정부에 학교건물 붕괴의 원인 규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22일 다시 쓰촨성 재해지역을 찾아 주민 집단이주가 결정된 몐양(綿陽)시 베이촨(北川)현에 지진박물관을 세워 영원히 베이촨을 잊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리청윈(李成雲) 쓰촨성 부성장은 23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쓰촨성의 지진피해를 복구하는 데 3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24일 쓰촨성 아바자치주 잉슈(映秀)진 재해 현장을 방문한다.

베이징=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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