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명칭 측두하악장애 입 벌릴 때 '딱'소리와 통증
나쁜 습관·부정교합 외 스트레스와 깊은 연관
20대 젊은 여성 발병 많아 어깨·목결림 원인되기도
직장 여성 정모(28) 씨는 늘 만성두통에 시달려 왔다. 때로는 두통과 함께 뒷목이 뻣뻣하기도 해 여러 병원에 다녀봤지만 뚜렷한 이상은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는 입을 벌리거나 다물려고 하면 '딱'하는 소리가 나기도 했다. 혹시나 싶어 들른 치과에서 정씨는 전혀 예상치 않은 '턱관절 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를 괴롭힌 만성두통의 원인 또한 턱관절 질환에 의한 것이었다.
TMJ치과 조경복 원장은 "턱 관절은 음식을 씹는 등 신체에서 매우 중요한 부위로 이 역시 여러 요인으로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지만 실제 병인 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턱 관절 문제는 턱 자체 역할 외에 두통 등 다양한 질환의 주요 원인이므로 비슷한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턱에 대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턱관절 질환’ 왜 생기나=턱관절 질환의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측두하악장애다. 우리 뇌의 양쪽 관자놀이 부위에는 측두골이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아래턱에는 하악골이 있으며 측두골과 붙어 측두하악관절을 이룬다. 이 측두하악관절에 문제가 생긴 것이 턱관절 질환인 것이다.
턱관절 질환의 원인은 근육계 문제, 관절낭내 문제, 외상 및 종양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근육 및 관절낭내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 중 한가지가 문제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두 가지 원인이 혼재돼 발생한다. 근육 및 관절낭내 문제는 주로 턱을 무리하게 사용하거나 나쁜 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유발된다.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자주 먹거나 이를 자주 꽉 무는 습관, 이갈이, 턱괴기 등이 주 요인인 것이다. 이와 함께 아래 위 이빨이 정확히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도 원인이다. 특히 스트레스와도 연관이 깊어 나쁜 습관과 맞물려 젊은 여성층에 턱관절 질환이 많다.
◆’턱관절 질환’의 증상은=턱관절 질환이 있으면 턱 자체에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만성적인 두통이 잘 생긴다. 이는 스트레스와 연관이 깊다. 즉 스트레스로 자신도 모르게 이를 악물면 관자놀이를 둘러싼 측두근에 힘이 들어간다. 이로 인해 측두근의 긴장이 증가하고 결국 근육이 굳어지면서 혈류 공급이 잘 되지 않아 관자놀이 부위에 두통이 생기는 것이다. 때문에 원인이 잘 밝혀지지 않는 긴장성 두통의 70% 가량은 턱 관절 문제로 인한 측두근 긴장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측두근 뿐 아니라 어깨나 목 등으로도 번져 어깨결림이나 목뒤 뻣뻣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턱관절 질환은 입을 벌리고 다물 때 턱관절에서 '딱 딱'하는 소리가 나는 관절 잡음,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개구(開口)장애, 음식을 씹을 때 턱이 아픈 등의 주요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주로 관절낭내 문제와 연관이 깊다. 턱관절에는 음식을 씹을 때 충격이 곧바로 뇌로 전달되지 않도록 완화역할을 하는 턱관절 디스크(관절원판)가 있다. 이 턱관절 디스크가 여러 가지 이유로 정상위치에 있지 않고 빠져 관절낭내 장애가 생긴다.
이처럼 정상 위치를 벗어난 디스크가 턱 앞쪽으로 빠져 나와 관절의 활주운동을 막으면서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딱 딱'거리는 소리가 난다. 처음에는 단발음으로 소리가 나지만 증상이 진행되면 자갈이 굴러가는 듯한 연발음이 나고 점차 입이 벌어지지 않기 시작한다. 보통 자신의 손가락 3개를 세워 들어가는 4~5㎝ 정도 입이 벌어지면 정상이고 여기에 미치지 못하면 턱관절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이런 증상이 더 심해지면 턱관절의 디스크가 완전히 없어지면서 골관절염이 생긴다. 이와 함께 뼈가 마모되면서 하악골의 높이가 줄어 나중에는 입이 잘 벌어지지도 않고 벌린 입이 잘 닫기지도 않는 상황에 이른다.
◆’턱관절 질환’의 치료=턱관절 질환은 약물이나 물리치료, 운동요법, 교합안정장치(스프린트) 등의 보존적 방법으로 대부분 치료가 된다. 주로 온수 찜질 등으로 긴장된 턱관절 근육을 풀어주고 관절내 압박을 줄여 디스크가 정상위치로 회복되도록 하는 치료다. 이 같은 보존적 치료로 회복이 되지 않거나 장애가 아주 심한 전신의 문제로 발전되었을 경우 카이로프렉틱 등 대체요법을 쓰기도 한다.
조경복 원장은 "사람의 턱은 별 의식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음식을 씹거나 말할 때 등 쉬지 않고 움직이는 등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턱관절 질환의 유병률이 넓게 봐서 40% 가량에 달할 정도로 많고 파생되는 증상이 많은데도 중요성이 간과되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도움말=TMJ치과 조경복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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