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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학대가 마성을 키웠다"

입력 : 2009-03-20 09:55:27 수정 : 2009-03-20 09: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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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구타 프리츨,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19일 종신형을 선고받은 오스트리아인 요제프 프리츨(74)이 친딸을 지하실에 24년간 감금한 채 성폭행하는 엽기적 행태를 보인 배경에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학대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츨은 지하에 구축한 자신만의 세계에서는 친딸 엘리자베스(43)를 성폭행하면서도 지상에서는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로 행세했다. 이 때문에 부인 로제마리와 이웃들은 '엘리자베스가 광신 종교에 빠져 집을 나갔으며 집 앞에 아이들을 버리고 갔다'는 프리츨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프리츨은 또 엘리자베스, 그리고 자신과 엘리자베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좁고 음습한 '지하 감옥'에 가둬 놓고도 사회적으로는 존경받는 전기기술자로 인정받았다.

이에 대해 정신과 의사인 아델하이트 카스트너는 재판에서 프리츨이 자신의 마성을 잘 알고 있었고 이런 정신적 장애가 나이가 들면서도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이같은 심각한 정신적 문제는 어린 시절 엄마의 학대에서 비롯됐다고 증언했다.

카스트너는 1935년 4월9일 빈 인근의 평범한 마을인 암스테텐에서 태어난 프리츨이 끝없는 구타에 시달렸고 친구도 거의 없었다면서 자주 있는 경우처럼 프리츨도 학대의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변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리츨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힘에 대한 강한 욕구를 성적인 것으로 전환하는 등 감정의 성장이 멈춰버렸다"면서 "그는 스스로 얘기하듯 그런 자신의 악마, 색마적 측면을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카스트너는 "프리츨이 때론 이런 마성을 통제하기도 했으나 자제력이 떨어지면 모든 것이 한꺼번에 분출했다"고 말했다.

한번은 카스트너가 프리츨에게 7명의 자녀중 하필 왜 엘리자베스를 선택했느냐고 묻자 "엘리자베스가 나를 가장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나만큼 고집이 세고 강하다"면서 "상대가 강할 수록 승리는 커진다"고 답변했다.

프리츨과 엘리자베스 사이에서 태어난 7명의 아이들은 엘리자베스가 자신에게 더욱 종속되도록 만드는 수단이었다. 아이들이 많을 수록 권력은 커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얘기하고 말끔하게 차려입은 할아버지가 지하에서 그렇게 긴 세월동안 인면수심의 짓을 하는 것을 자신의 가족, 친척, 이웃 등 모든 사람이 눈치 채지 못했다는 것은 의문으로 남는다.

7명의 아이들 중 생존한 6명중 3명은 요제프에 입양돼 가족들과 생활해 왔으며, 3명은 태어난 이후 지난해 4월까지 평생 지하실에서만 지냈다. 프리츨은 '엘리자베스가 광신 종교에 빠져 집을 나갔으며 집 앞에 아이들을 버리고 갔다'는 말로 부인과 이웃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로제마리는 남편에게 완전하게 지배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녀는 남편이 '방해받고 싶지 않다'며 지하실로 사라져 때론 밤새 그곳에 머물렀는데도 이를 한번도 추궁하지 않았다.

프리츨은 엘리자베스가 겨우 12살이었을 때 처음 성폭행했고 그 즈음에 지하실을 미래의 감옥으로 개조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그 이전인 1967년에는 강간미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지만 오스트리아 법에 따라 시간이 지난후 전과 기록이 말소됐다.

이웃들과 그의 집에 세들어 살았던 사람들은 프리츨이 낯선 사람들에게는 관대했고 우호적이었지만 가정에서는 철권을 휘두르는 독재자였다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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