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도 각 분야를 주름잡는 80대가 많다. 매일 냉수마찰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백낙환(82·의사) 인제학원 이사장은 지금도 5개 백병원과 김해 인제대학교를 오가며 세세한 업무까지 챙기는데 10년은 현역에 더 있을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경영을 직접 챙기는 신격호(87) 롯데그룹 회장은 밤에 계열사 사장을 부르고 예고 없이 백화점 매장을 찾는다. 제30대 전경련 회장을 지낸 강신호(82) 동아제약 회장도 월 1회 해외출장을 소화할 만큼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샘표식품 박승복(84) 회장은 최근 ‘장수경영의 지혜’라는 회고록을 펴냈다.
구자경(85) LG 명예회장은 지난해 골프경기에서 ‘에이지 슈트(Age Shoot)’를 기록해 관심을 끌었다. 에이지 슈트란 18홀을 돌며 본인의 나이와 같거나 더 적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으로, 체력이 떨어지는 70대 이상 골퍼에겐 매우 드문 일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엔 이병덕(91), 권순열(85)씨 등 70∼90대 노인 5명이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는데, 이들의 평균 나이는 80세를 넘는다.
노익장이 가능한 것은 철저한 자기관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강철 체력이란 별칭을 가진 강신호 회장은 골프장에선 카트를 타지 않고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며 역까지 걷고 계단을 오르내린다고 한다. 노력만큼 얻는 셈이다. 당당하고 건강한 노년은 가꾸기에 달렸다.
임국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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